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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노무현입니다 모처럼 토요일 오후에 약속이 없었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남산 둘레길을 갈까 교보문고에 갈까 아니면 둘 다 갈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기억을 상기시켜줘서 영화를 보았다. 개봉하면 봐야지 하고 기다렸던 영화. 그 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자료 영상으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 담담하게 인터뷰하려고 애썼지만 억누를 수 없는 슬픔들. 그 슬픔을 내가 깊이 이해하는 건 나도 그들과 같기 때문일거다. 내 기억속에 가장 서늘하고 마음 아팠던 기억은 검찰 조사를 위해 봉하마을을 떠날 때, 검찰청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던 모습. 다 같은 날이다. 그 표정에서 나는 슬픔과 분노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감정을 느꼈다. 영화관에 관람객이 가득해서 내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이 정도면 마.. 더보기
터널 여름 데이트는 영화관이 최고지. 영우와 저녁 간단히 먹고 영화관 옆에서 커피 한잔 하면서 밀린 이야기 초스피드로 하고 터널을 보았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나, 하정우의 지난 영화 - 다리 끊어지는, 이제 기억력이 딸려 - 보다 점수는 덜 주고 싶다. 영화보는 내내 오버랩되는 것이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사건을 대하는 언론이나 정부기관이나 일반 시민의 반응이나 다 똑같이. 표정없이 나오는 별 생각없는 장관도 누군가를 연상시켜주고. 하하.. 그 정도 상황이면 관객이 우울해도 해피엔딩으로 가면 안되는거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해피엔딩을 바라는 건 영화보면서까지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아서인데 이번만은 예외. 해피엔딩이라 맘에 안든 경우는 처음. 더보기
부산행 - 160803 부산행. 좀비영화. 화면 가득 보이는 피투성이 혐오스런 장면을 눈 뜨고 보기가 힘들었다. 밧뜨, 시간이 지나면서 그새 적응되는지 슬슬 볼 수 있었고 때때로 눈감고 몸서리치면서도 끝까지, 꼬마가 구슬픈 알로하오에를 부르는 장면까지 다 봤다. 골목길 걸을 때, 혼자 있을 때, 영상이 떠오르면 어쩌나, 얼마나 무서울까 걱정이 되었는데 영화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 골목길에 두려움은 없었다. 그러니까, 화면가득 피튀고 혐오스런 장면에 놀랐던 것이지 좀비는 좀비일 뿐, 책장을 덮으면 잊는 것처럼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상상력이 빈곤해서? 아니면 나도 좀비처럼 보이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는걸까. 강풀의 만화를 찾아볼 때도 좀비 만화는 별로라 망설이다 나중에 본적이 있는데 역시 좀비, 호러 이런 영화는 그닥... 사.. 더보기
나의 산티아고 나의 산티아고에 대한 꿈은 서서히 옅어져왔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고생을 하고 싶지 않고 육체적으로 무리하고 싶지 않고 무엇보다 제일 큰 이유는 산티아고 가는 길이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면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그런 여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고 이국적 풍광과 여행의 즐거움이 목적이라면 순수 여행을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의 깨달음이 영화의 말미에 나온다. 산티아고 가는 길, 나를 만나는 여정 혹은 신을 찾는 여정은 수없이 많은데 산티아고 가는 길은 그중에 하나라고. 내게 그만한 시간과 물질의 여유가 있다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을 방문할 것이다. 영화로 본 산티아고 가는 풍경은 내가 늘 걷는 둘레길보다, 위싱턴의 은.미.가 걷는 숲길보다 더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가 걷는 .. 더보기
동주 시인 탄생 100주기 즈음에 나온 영화 동주.윤동주 시인에 대한 특별한 감성은 나만의 것이 아닐 거다. 그의 시 한 편을 외워보지 않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시절에도 생각이 깊어가는 청년의 시기에도 몸이 늙어가는 갱년기에도 가끔씩 외우고 읖조리는 아름다운 시. 영화에서 동주의 시를 읽고 나면 쓸쓸해진다는 여진의 말은 내가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시를 쓸 수 있을까. 지금 내가 보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 그 시절은 이십대도 어른이었는데 지금은 오십대도 철이 없구나 생각이 든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일본의 거리 풍경도 그랬다. 영화는 시인에게만 시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일본 고등경찰의 취조와 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