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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일기

할머니 선녀 꽤 많이 다치신 할머니가 한 분 입원하러 올라오셨다. 수속을 하는데 갑자기 병원에 있을 수가 없다고, 오라는 시간에 올테니 집에 보내달라고 한다. 이유인즉슨 아들없이 아들이 낳은 손자들과 함께 사는데 밥해주고 돌봐줘야 해서 입원해 있기 어렵다고. 일단 첫날이니 집에 다녀오시라고, 밥 해놓고 입원할 채비를 챙겨 오시라 하고 보내드렸다. 한참 후에 할머니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간 보호자가 와서 할머니를 찾기에 집에 다녀오시라고 보내드렸다고 했더니 어제 상급병원에도 입원했다가 그렇게 도망나가셨다고, 병원에 입원하기 싫어서 그런거라고 왜 보내드렸느냐고 우리를 탓하더니 한참 후에 할머니를 다시 모시고 오셨다. 알고보니 손자를 돌봐야 한다는 말도 병원을 벗어나기 위한 거짓말이었고 많이 다치셨고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 더보기
요령? 스스로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입원한 할머니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렇듯이 혈관은 보이나 살과 근육이 없어 잡아주지 못해 혈관이 만지는대로 도망을 다닌다. 조심스럽게 붙잡고 카테터를 찔렀으나 혈관을 빗나가고 바로잡으려 해도 이리저리 도망을 다녀 실패했다. 하, 난감하여라. 여기서 포기를 하고 선임에게 맡기느냐 다시 한 번 시도를 하느냐. 다시 한번 시도했는데도 실패할 경우 환자도 나도 데미지가 크다. -.-;; 노인 혈관은 아무래도 쉽지 않지만 눈에 보이고 될 것만 같은 느낌이어서 시도를 했던 것인데... 그냥 물러서기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시도하기로 양해를 구하고. 이번에는 상완에 토니켓을 묶지 않고 그냥 손등 혈관을 잡고 살그머니 찔렀더니 오오, 성공! 요령껏 찌른 것이 아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