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914 - 은미, 엄마의 힘, 나를 좀먹는 것들
2011. 9. 14 수 맑음
1.
추석연휴동안 은미의 블로그에 천개가 넘던 글 갯수가 300대로 내려앉았다. 아마도 많은 글들을 비공개로 돌려놓은 모양이다. 엄마의 미국방문이나 한국 군대에 와 있는 아들얘기는 진작에 비공개로 돌린다는 글을 올리고 돌렸는데 반 이상의 글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오픈된 공간에 일기를 쓰는 것..이 때로는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늘 공개를 유지해 왔는데 안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
내게도 비공개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얼마전에 공개 카테고리를 비공개로 돌려놓은 것처럼 은미도 그럴 수 있기는 한데 앞으로 올라오는 글들은 뭐랄까... 사무적, 혹은 그가 지향하는 블로그의 주제에 충실한 미국미술에 관한글들만 보게 될 것 같아서 조금 섭섭하다.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은미가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보고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어쩌면 앞으로는 메일을 통해야만 그런 감정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로서는 아쉽다.
2.
지난 토요일, 엄마집에 갔을 때 내 주변 상황이 복잡한 것을 알고는 엄마가 내게 물어봤다. 돌아오면 안되겠냐고. 그럴 생각이 없다는 내 짧은 대답에 엄마는 "내가 힘이 없어서 그래. 너희들만 있으면 힘이 날 것 같은데..." 하며 말끝을 흐렸다. 안다. 그곳의 분위기가 어떨지. 엄마아빠는 우리 때문에 힘이 빠져 있을 것이고 때로는 할 말도 제대로 못한채 지낼지도 모른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다 해도. 그 상황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엄마 힘을 북돋우기 위해 내가 돌아갈 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기대할까봐 확실하게 내가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말해두었다. 그 이유가 엄마는 더 마음아플 것이다. 나는 또 옮기게 되더라도 큰 곳으로 옮길 것이다. 나는 익명으로 살고 싶다.
3.
인터넷이 왜 느린걸까. 주말에 AS를 받았는데 방법이 없다고 그러더란다. 노트북을 처음 살 때보다 운영체제가 업되었던가? 그래서 용량이 모자라나? 단지 인터넷용으로만 쓰고 있는데... 거금들여서 살 수는 없고 인터넷을 편하게 쓰지 못하니 불편하다. 집에서 접속할 일이 있을 때는 오히려 핸드폰을 이용할 정도이니. 쓰지도 않으면서 물게 되는 인터넷 요금도 아깝고..
통신요금이 너무 많이 나간다. 집 인터넷요금, 사무실 인터넷요금, 핸드폰 요금.. 거기에 별이도 제대하면 스마트폰으로 바꿀 것이 뻔하고.. 나 혼자 사용하는 인터넷인데 요금은 도대체 얼마를 내는거야. 이거 정말 불합리하다.
게다가 인터넷이 내 뇌를 좀먹고 있다. 요즘은 재미도 없는 단순한 핸드폰 게임을 하다가 눈마저 좀먹고 있다는 걸 느끼는데 잠깐 비는 사이나 잠들기 전에 이 게임을 하고 있다. 재미도 없고 유치해서 남들 앞에서는 차마 할 수도 없는 그런 게임을.. 뇌와 눈이 더 좀 먹기 전에 이짓을 그만둬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