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2012.8.9 - 우이동 저녁

little tree 2013. 8. 12. 11:10

 

6시에 창동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미경이가 7시로 착각, 꽤 오랜 시간을 미화와 나는 창동역에서, 효숙이는 우이동에서 기다렸다. 수진이랑 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컨디션이 안좋다고 혼자만 왔다. 그럴줄 알았으면 그냥 시내에서 만날 걸 그랬다 싶기도 했다. 나는 애들한테 예쁜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괜히 늙은 엄마들만 고생한게 아닌가 싶어.

 

일찍 끝내면 울산 친구 문상을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잠시 갈등했다. 모처럼 멀리까지 나와서 만났는데 밥만 먹고 바로 헤어질 수는 없으니. 약속한 6시에만 만났어도 가능할 수 있었으나 7시에 만나 택시를 타고 우이동에 들어선 건 7시 30분 전후였을거라. 장례식장에 다른 친구들은 9시에 도착하겠다고 연락이 오고. 그래, 양쪽 부담주지 말고 가지 말자 결정. 안가면 섭섭할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니 안가도 그만인데 경사에는 안가도 조사에는 가능하면 가려고 작정한 바도 있고 거기서 엄마나 선배들을 만나게 될 것 같아서 갈 생각을 했었는데 형편대로 하는 것이지. 미안.

 

갈등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소주도 한 잔 하면서 저녁 먹기 시작. 사실 그 식당은 밥먹고 주변 둘러보며 차 마시기가 딱 좋은 곳인데 술을 시작했으니 게다가 차를 갖고 와서 술을 시작했으니 2차를 확실하게 해야 할 상황. 커피를 마시지 않고 이동하기로 했다. 술 딱 한 잔 먹은 미경이에게 2차 장소까지만 운전하라고 하고 나왔는데.. 효숙이 차가 에쿠스였어. 잠시 당황. 어쩌겠어. 큰 차, 오토는 해본 적 없다지만 미경이가 그래도 끌고가든 밀고가든 가야지. 살살 적응하면서 그래도 창동역 근처 노상주차장에 대고 바로 옆에 가서 제대로 한 잔(이라고 해봤자 맥주. -.-)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에 미경이가 혼자 나오게 되면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다. 멀리는 어렵더라도 그냥 1박 하는 정도로. 가볼만한 좋은 곳도 많고 차도 있고 돌아올 때 운전할 사람도 있으니 얼마나 좋아. 무엇보다 친구들끼리 낯선 곳에서 하룻밤. 햐~ 그럴 수 있기를. 아니 이제는 그럴 수 있다. 모두들 자유로워서. 까짓 1박2일 정도 시간 맞추는 것은 어려울 게 하나도 없다. 오히려 맘 맞는 친구 찾는게 어려운 것이지.

 

다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놓고 찍지는 못했다. 그저 서로 마주보고 한장씩.

 

   

 

 

11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나왔는데 부른 대리기사가 에쿠스라고 겁을 내는 바람에 돌발상황이 생겼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겪으면서 황당하기도 했고. 어쨌거나 다른 기사를 불러서 겨우 출발. 덕분에 미경이는 집에까지 편하게 갔을 것이다. ^^

 

다음주, 미경이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4주 정도 와 있는 동안 세 번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이좋은 친구래도 자주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여럿이 함께 만나니까 가능해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