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2

little tree 2013. 12. 6. 11:48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2

 

       천명관 / (주)위즈덤하우스

       강북문화정보도서관 / 교보도서관앱

 

고래를 읽으며 내가 맘속으로 지어준 별명, 뻥쟁이 천명관 그의 소설이다. 고령화가족, 고래에 이어 나의 삼촌 브루스 리도 어둡고 신산하고 찌질한 삶의 모습들이 적나라하다. 처음부터 이 책은 내 어린시절 남동생들이 열광했던 이소룡. 이소룡이 되고 싶었던 삼촌의 이야기라는 책 설명 때문에지 않았는데 고래가 너무 재밌고 특이해서 이 책도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며 읽게 되었다. 상구의 삼촌 브루스 리나 어린시절의 사내아이들은 왜 그렇게 이소룡에 열광했을까.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이소룡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타고난 이야기꾼의 글은 재미있었으나 스토리는 읽는 내내 답답했고 집어 던져버리고 싶었고 심지어 내가 책을 뭐하러 읽는가 하는 생각까지 하며 읽었다. 그나마 마지막 장면이 위로라면 위로가 되었을까.

 

천명관의 소설을 읽으면서 당혹스러운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거다. 읽고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 가령 삼청교육대와 같은. 그런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들도 우리가 살아온 모습이지만 아마 그런 내용이 나오는 줄 알았더라면 이 책,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개인의 삶을 써내려가도 그의 이야기에는 늘 시대가, 역사가 들어 있다. 검색해 보니 나랑 동갑. 그래서 내가 그의 언어를 잘 알아듣는걸까.

 

'내가 소설을 왜 읽을까' 읽는동안 내내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이 책의 말미, 작가의 말에 "사람들은 왜 소설을 읽는 걸까요" 하고 작가가 묻는다. 그는 자신이 한 대답으로 "어떤 의미에서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도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속에 구원의 길이 보이든 안보이든.

 

나는..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읽는 것 같다. 현실도피. 숨어버리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