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언젠가 파라솔 아래에서

little tree 2014. 3. 31. 16:17

 

 

 

 

 

 

언젠가 파라솔 아래에서

 

 

          모리 에토 장편소설 / 권남희 옮김 / 까멜레옹

 

 

힘들게 몇 줄 쓴거, 다 날려먹다. ㅠㅠ

 

생일에 보내준 책 중에 자신이 번역한 또 하나의 책.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주기 즈음에 아버지의 불륜사실을 알게 된 세 자녀의 이야기. 아버지는 너무나 반듯하고 보수적인, 특히 성에 대해 보수적인 사람으로 딸의 중학교 담임이 남자인 것을 용납하지 못해 여선생으로 바꿔달라고 학교에 압력을 넣는 정도의 성품이었다. 아버지가 싫어서 스무살에 집을 나와 각자의 삶을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아들 가스가와 딸(話者)인 나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사는 작은딸 하나와 엄마가 알게된 아버지의 불륜은 그래서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은 아버지의 고향과 과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장례식장에 조문왔던 고향 친구를 찾아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의 고향으로 과거를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은 서먹했던 가족끼리의 따뜻한 화해...

 

야스의 전설과 어두운 피. 하하.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는 것이 크고 작은 야스의 전설이 아닐까. 지난 일요일 시누이의 작은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예식이 끝나고 시누이 집으로 남편의 형제들, 조카들이 몰려 갔다가 그곳에서 웃고 떠들면서 들은 큰고모부 이야기도 일종의 야스의 전설. 살아있을 때는 고통이었겠지만 죽은 다음에는 희화화 되고 그러면서 과장되고... 본인의 일이 아니라면 덜 고통스럽고 시간이 지나면 이해도 되는가 큰시누는 아직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중년의 나이를 넘어서는 그 자식들 - 조카들 - 은 깔깔거리며 이야기를 풀어제낀다. 어릴 때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세월이 지나고 나이먹어서 주변을 둘러보면 그리 어렵게 찾지 않아도 가끔씩, 아니 생각보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내 집안에서도 있었던 일.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게도 배다른 오빠가 하나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킬킬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