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110623 - 두 카페

little tree 2011. 6. 23. 15:23

2011. 6. 23 목 비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양쪽 주장 모두 처음에는 옳았다. 심정적으로 내가 치우쳐 있는 진영 뿐 아니라 상대편 진영도 그 뜻은 틀리지 않다고, 오히려 우리가 추구해야 할 理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싸움이 길어지면서 이제 나는 넌더리가 난다. 싸움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입장임에도 그럴진대 싸움의 전면에 나선 사람들은 오죽할까. 아니, 아니다. 어쩌면 싸움의 전면에 나서는 사람들은 점점 더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어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고 전후좌우 살피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목적만을 향해 타협없이 달려가는 듯하다. 결국 내가 처음부터 제일 우려하던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사람들은 왜 싸우는걸까. 여러가지 이유를 갖다 붙인다. 그 사람은 이런 잘못, 저런 잘못, 그런 잘못 너무나 많은 잘못들 때문에 안된다고. 그럼 반대편에서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그건 상황이 그래서 그런거고 또 지난 일이니 그냥 넘어가고 앞으로 잘 하자고 변명을 한다. 그러면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서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니 이참에 끝장을 보자고 한다.

사람들은 왜 싸우는걸까. 여러가지 이유를 갖다 붙이지만 결론은 하나다. "나는 네가 싫어!" 그래서 화해가 안되고 해결이 안된다. "네가 앞으로 어떤 예쁜 짓을 한다 해도 다 소용없어. 나는 네가 싫어!" 그것이다. 윈윈하는 방법은 없다. 그럴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저 "나는 너를 죽여야 해. 혹 그게 안되면 내가 죽고 말겠어!" 바로 그것이다. 누가 죽든 끝장을 봐야 하는데 쉽게 끝장나지 않기 때문에 싸움은 갈수록 소란해지고 주변을 더럽힌다.

결국 검찰로 넘어갔지만 법의 판단이 나온다 한들 과연 그것을 인정하고 승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 판결이 "나는 네가 싫어!" 하고 외치는 쪽의 입맛에 맞는다면 몰라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판단이 나올 때까지의 기나긴 시간동안 내가 서 있는 자리는 얼마나 더 진흙탕이 될 것인가.

이 상황을 중립이라는 지대에서 바라보면서 나는 과거 어느 시기에 이미 경험한 비슷한 일을 떠올린다.이 싸움에서 평소의 내 성향과는 다른 편에 심정적으로 기울어 있는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과거 내가 분쟁의 중심에 서 있을 때는 지금 기울어 있는 쪽의 반대편에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그 후의 상황 변화를 지켜본 지금은 이 싸움을 보는 눈이 그때와는 다르다. 이미 학습했기 때문에. 내가 이미 배운 바를 얘기해주고 싶지만 그만한 힘이 내게는 없고 또 그래봐야 소용없다는 것도 안다. 누가 무슨 말로 화해를 시키려 해도 소용없을테니. 왜냐하면 "나는 네가 싫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