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이주일

little tree 2015. 3. 17. 13:59

 

별이가 3일 밤에 출발했으니 내가 느끼기로는 딱 2주일이 되었다.

 

군대갈 때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그러나 설렌다고 하던 별이는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동안에도 빨리 브라질에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29시간이 아득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모르기 쉽다. 17시간 걸리는 줄 알고 있었는데 내가 그럴리가 없다며 확인해보니 도착시간이 현지시간인 것을 몰랐던 거라. 17시간 걸리는 줄로만 알고 있다가 출발 전날에야 29시간이 걸리는 걸 알고 멘붕.. 그러나 뭐 어떠리.

 

출발할 때도 트렁크 두 개가 얼마나 큰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택시를 불렀더니 그 짐을 실을 수 없다며 그냥 가버리는 순간 또한번의 공황상태. 늘 방법은 있는 법, 별이 친구가 차를 가져와서 수락산 공항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었다. 잠시 공황상태였으나 정 안되면 용달이나 다마스퀵을 불러도 될 거라는 생각이 나중에야 들었다. 문제는 어디서든 돌발할 수 있지만 그 돌발상황 또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신만 바짝 차린다면. 그래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이 있는 모양이다.

 

공항의 이별은 슬프지 않았다. 조금 울컥했을 뿐이다. 군대에 갈 때에도 별이가 뒤돌아 설 때까지 울지 않았었다. 늘 혼자 있을 때 눈물이 쏟아졌을 뿐. 나는 비교적 강한 사람이다.

 

처음에는 불안했고 막막했다. 치안이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 그 점이 너무 걱정이 되었다. 도착해서 택시를 타지 않게 게스트하우스에 픽업을 신청해놨다. 댓가는 엄청나다. 안전을 위해서는 무리라 해도 감내할 수밖에 없다.

 

잘 도착했고 그곳이 맘에 든다며 좋아했고 쿠리치바는 더 좋다는 그곳 사람들의 말에 기대에 차 있다. 쿠리치바로 선택한 것이, 그곳에 좋은 학교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도시에 대한 좋은 평가 때문이었으니 예상과 맞아들어가는 모양이다.

 

가장 염려했던 것이 쿠리치바에 가서 숙소 구하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가서 구했다고 하고, 이제 별이나 나나 안정이 되어가고 있다. 다만, 처음이라 그런지 송금액이 예상을 뛰어넘는다. -.-;;

 

카톡, 보이스톡, 은행송금, 카드결제... 모든 것이 쉽고 편하다. 내 친구들이 유학갈 당시하고는 비교조차 안되는.

 

일년, 힘껏 해주자.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서포트. 나중에 무언가를 남겨주는 것보다 지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좋을거다. 몇 번을 얘기했으니 별이도 알아들었을 것이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목적한 바를 모두 이루고 돌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