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겨울다운 겨울

little tree 2016. 1. 25. 10:23

 

1.

 

토요일 벙개모임을 갈까말까 갈까말까 망설였다.

대.권.이 본지도 오래고 서울 온다고 모임에 오냐고 연락이 왔길래 가야지 맘은 먹었는데 어찌나 추운지. 게다가 장소가 지하철에서 너무 멀어. 시간도 남아. 미아사거리 전철역에 내려서까지 갈등하다가 갔다. 그리고 좀.. 후회. ㅎ 일단 인원 많은 모임이라 대화가 어려워서, 너무 추워서. 무릎이 언젠가 덕유산 갔을 때처럼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겁도 났고. 전철에서 모임장소까지 택시를 타고 싶었는데 택시도 없고. 택시오나 뒤돌아보며 걷다보니 목적지 도착.

2차 중간에 나와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다 생각해보니 아참, 대.권.이한테 2차 옮긴 자리를 알려줬는데 춥다는 생각에만 몰입해있다가 그 사실을 까먹고 그냥 와버렸네. 카톡으로 너무 추워 먼저 나왔다고 보내줬다. 미안.

 

 

 

2.

 

주말 내내 한국의 추위와 세계의 기상이변, 특히 미 동부의 눈폭탄에 대한 뉴스가 시끄러웠다. 은.미.에게 해바뀌면서 소식 한 번 전해야지 생각만 하고 미뤘는데 출근하면 안녕한지 안부 메일이나 보내야겠다 생각했다. 그랬는데 출근해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은.미.에게 메일이 와 있다.

 

12일 귀국, 13일 시아버지 임종, 15일 장례, 17일 삼우제, 18일부터 일주일간 친정엄마 백내장 수술과 치료에 동반, 메일 보내온 시점은 토요일. 내가 메일을 확인한 오늘 월요일, 미국 집으로 출국해서 2월 15일에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나한테 연락하지 않은 건 연락하면 추운데 내가 올 것이고 그러면 미안해서 연락 안했다며 우리 아빠 소천 때 자기 남편한테 연락을 안했으니 쌤쌤이라나. -.- 2월에 한국으로 오니까 연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지 않다면 얼굴을 보기 위해서라도 연락을 했을텐데. 2주일 한국에 있으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오늘 떠나는구나. 눈폭탄에 파묻힌 집으로 가는 길이 평안하기를 빌어주는 답장을 보냈다. 2주일간의 일정에서 보이는 감사의 조건들이 많다는 이야기와 함께.

 

따뜻한 봄이 되면 송도에 있는 조지메이슨대학교에 가봐야지. 자랑스런 친구한테 맛있는 밥도 얻어먹고 커피도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