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교육 5주차
청강생으로 듣고 있는 호스피스교육이 벌써 5주차다.
지난 주에는 일 때문에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어서 두 개의 아까운 강의를 듣지 못했고 오늘은 1강은 사별가족 돌봄에 대해 2강은 발맛사지에 대해 배웠다.
호스피스 자원봉사자의 요건중에 가족을 잃고 1년 이상 지난 사람이라는 요건이 있다. 1년 이내에는 호스피스 봉사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고 그건 그만큼 가족과 사별하는 고통이 크고 그것을 치유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이다. 봉사하러 갔다가 자신의 상황, 경험 때문에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도 있고 판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남을 위한 봉사가 내 상처를 헤집고 덧나게 할 수도 있고 내 사별의 상처가 환자와 가족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을테니.
나는 아직 봉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담담하게 교육을 받는 것도 오늘은 쉽지 않았다. 흘러내리는 눈물. 내 상처가 아물어야 남의 상처도 어루만져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교육을 받아 호스피스 봉사를 지금 시작할 건 아니지만 내 인생에 마지막 일은 호스피스 봉사 쪽이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10여년의 임상 간호가 나를 좋은 봉사자로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발맛사지를 배우고 실습을 했다. 남의 발을 만진다는 것도 내 발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것도 나로서는 참 힘든 일이다. 미리 폴리글러브라도 준비해 올걸 하고 후회를 했으나 때는 늦었고 결국 손에 크림을 바르고 상대방의 발로 실습을 했다. 그리고 열심히 배웠다. 과연 내가 누구의 발을 맛사지해 줄 수 있을까?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