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60 - 구해줘
구해줘
기욤 뮈소 저 / 윤미연 역 / 밝은세상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건 전개와 반전, 단숨에 심장을 빠른 속도로 뛰게 만드는 역동적인 스토리는 단 한순간도 읽는 사람을 나른하게 하지 않는 놀라운 마력을 지니고 있다.
배우가 되려는 꿈을 간직한 채 뉴욕에 온 젊은 프랑스 여자 줄리에트와 아내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생의 모든 꿈이 산산조각 난 의사 샘이 어느날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불꽃같은 사랑에 빠져들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지난 생애의 한 지점에서 비롯된 치유하기 힘든 상처와 고통을 떠안고 있다. 과거의 어느 시간에 화인처럼 새겨진 그들의 상처는 생의 전반에 짙은 어두움을 드리우는 동시에 현재의 삶을 시름과 좌절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그 치유하기 힘든 고통은 암울한 사회가 개인에게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야기된 것들이기도 하다. 마치 그들 모두는 이 소설의 제목처럼 '구해줘' 라고 소리없이 외치고 있는 듯하다.
저마다 상처를 떠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 새로운 희망을 향한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줄리에트와 샘의 경우에서 보듯 새로운 만남과 사랑이 새 희망의 동인이다. 그들은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을 통해 운명처럼 덧씌워진 고통을 극복하고 희망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은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온갖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양상을 보여주며 한꺼번에 다루기에는 벅찰만큼 많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기욤 뮈소는 이 복잡하고 난해한 퍼즐게임 같은 스토리를 신비하고 정교하게 꿰맞추어나가며 독자들을 찬탄과 감동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옮긴이의 후기 중에서 발췌...
교보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보았고 젊은 아이들이 재밌어 한다는 추천을 받아 별이에게 보내줬던 책 중의 하나이다. 지난번 면회갔을 때 그동안 보내줬던 책들을 모두 가지고 나오라 해서 집으로 싸들고 왔는데 아이들이 보는 가벼운, 감각적인 소설일거라는 선입견 때문에 내키지 않아 읽지 않다가 읽을꺼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읽게 되었다. 현실에 근거한 소설을 주로 읽고 그나마 소설을 읽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이전에 읽은 파피용이나 이 책은 별이가 아니었다면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읽지는 않았을 소설일 것이다.
마치 영화와 같이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되는 이 소설이 기대밖으로 참 재미있었다. 가벼운 듯하면서도 인생의 무거운 주제를 골고루 던지는... 처음 이 책의 도입부를 시작했을 때 영우가 어떤 내용이라고 물었는데 "글쎄, 연애소설...?" 하고 대답했으나 읽다보니 그것만은 아니었다. 읽으면서 내내 마지막 페이지를 먼저 확인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지만 끝까지 순서대로 읽었다.
비극으로 끝날 것 같아 우울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마지막이 해피엔딩이어서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이제는 비극은 읽고 싶지 않다. 내 사는 것만으로도 비극은 충분한데 책에서까지 비극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