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tree 2016. 8. 12. 17:31


1. 둘레길을 걸으며

평일에는 어렵더라도 오프엔 꼭 둘레길을 간다. 오늘도 100분짜리 둘레길을 돌았다. 6시 30분 경에 출발해서 아직은 시원한 느낌. 이제 5시 30분에는 둘레길 나가기 힘들게 되었다. 해가 어느새 짧아져버렸다. 출근하는 날 둘레길을 나가려면 늦어도 5시 30분에는 나가야 하는데 그 때 나가면 숲길은 컴컴한 것이 마음이 편치 않다. 덕분에 무슨 뾰족한 방법이 생기지 않는 한 평일 둘레길은 쉽지 않게 되었다.

둘레길을 걸으며 풀향, 나무향에 코를 벌름거리고 내 주위를 감싸는 미생물의 아우라 탓인지 달려드는 날벌레를 쫓으며, 지나는 길에 이제는 계절이 지나가 흔치 않은 들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요즘 근무시간 여유가 생기면 낙서삼아 꽃그림을 그리는데 꽃의 생김새를 잘 모르겠어서 보고 그리려고.. 내가 그린 낙서 그림은 해바라기와 할미꽃인데 향기 좋은 분꽃과 코스모스, 독특한 색깔의 나뭇잎, 이름모를 야생 풀꽃을 찍어왔다. 시간날 때 낙서처럼 그려볼 생각이다.

 

2. 문방사우 ^^


이장네 벙개를 끝내고 교보문고에 가서 문구용품을 몇 가지 샀다. 옛날 독서카드를 지금은 정보카드라고 이름붙여 팔고 있길래 그것도 사고 얇고 상철이 되어 있는 A4 무지노트도 한 권 사고 카터칼처럼 생긴 지우개도 하나 사고 4색볼펜과 샤프가 한 자루로 되어 있는 제브라볼펜과 삼색 제브라볼펜...

볼펜 한 자루에 8,000원, 작은 볼펜은 4,500원. 국산 볼펜의 거의 10배 가격이다. 심사숙고해 골랐는데 내 맘에 꼭 들었으면 좋겠다. -.-

30여년 컴으로 일을 하다보니 타이핑 속도가 빨라 어쩌다가 글씨를 써야 하면 타이핑 속도를 못따라가니까 쓰기도 싫고 필체도 엉망이었는데 병원 근무를 하면서 글씨를 쓰게 되고 두 달쯤 지나고 보니 글씨체도 좋아졌다. 쓰는 것, 낙서하는 것들이 재밌다. 아주 오래전 낙서가 취미인 시절도 있었으니...

컴 앞에 앉아 다다다다 치던 글을 이제는 책상에 앉아 슥슥슥슥 쓴다. 낙서도 하고 편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3. 행복

이제 이달 말이면 3개월을 채우고 수습기간을 끝낸다. 움직임이 많아 힘은 들지만 대신 몸은 건강하고 자세도 바르게 되어 좋고 일이 재미있다. 아직도 긴장되지만 건강한 사람의 혈관은 그런대로 잘 잡고.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하면 용된거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욕심을 버리고 좋은 점을 찾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둘레길을 걸으며 묵상을 하는 요즘의 생활이 행복하다. 그래서인지 오늘 만난 이장이 내게 참 행복해보인다고 한다. 그래, 내가 행복하고 남의 눈에도 행복해보인다면 좋은 거지. 정말로 행복한 거지.

모든 일들이 내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감사하게...


4. 은.미.

블로그에 가보니 인천공항 들어오는 사진이 올려져 있다.
2학기도 송도 분교에 있게 된 모양이다. 여기에서 한 학기를 더 있어도 버지니아 본교로 돌아가도 다 각기 좋은 점이 있어서 무엇을 바래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니.

내게는 잘되었다. 은.미.를 만나러 미국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까. 개강을 하면 다시 또 바빠지고 편히 긴 시간 함께 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기회는 있으니.

댓글에 환영! 나의 친구! 쓰고 생각하니 이 폭염을 어이 보내려나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