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또다른 둘레길을 가는 또다른 방법!

little tree 2016. 8. 31. 19:06


어제는 병원 앞에서 남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안내장이 붙어 있었다. 전기차가 고장이 나서 배차간격이 길다고, 죄송하다고. -.-

그래, 걷는 시간만큼 기다려주지. 마음먹고 검색해보니 다행히 몇 정류장 전에 버스가 있다. 일단 버스만 타면 내가 전날 걸었던 그 코스 그대로 버스가 가기 때문에 빠른 길이다.

국립극장에 내려서 남산둘레길로 가는길은 전날과 다르게 너무나 시원했다. 긴팔 바람막이를 입고도 딱 좋았던 것이 바람이 꽤 불었고 둘레길을 끝낼 즈음에는 비마저 내리기 시작했다.

전날 병원이 너무 바빠 힘들었는데 둘레길까지 가는 길과 둘레길을 다 걸어서 피곤한데다가 시작했으니 빼먹지 말고 해보자 싶어 연이틀 이어 걸었더니 다리가 천근 만근이다. 그리고 결국 삼일째인 오늘 감기에 옴팡 걸렸다.

틈틈이 체온을 재보니 미열, 37.8도를 찍었다. 콧물과 두통, 미열, 몸살 기운... 샘들이 약을 지어가라, 진통제 하나 맞아라 했는데 남에게 주사는 놓으면서 스스로 주사 맞을 생각하니 겁나고 약을 지을까 생각하다가 쉬면 낫는게 감기려니 하고 그냥 퇴근했다.

그리고 지금 충무로 홀리스에서 따뜻한 제주 한라봉을 한잔 하며 마음을 쉬고 있다.

남산둘레길은 자연미는 불암산둘레길에 비할바가 아니나 접근이 쉽고 평탄해서 걷기는 참 좋다. 길이 넓고 오가는 사람이 많아 신경이 쓰이지만 해가 넘어가서 어두워지면 마주 지나가는 사람들간에 표정이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마라톤 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데이트하는 사람.. 그 중에 나도 있고. 각자 자기만족의 시간을 만끽한다.

또다른 길을 조금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좋다. 빨리 전기차, 땅콩차가 고쳐져서 버스타고 가는 시간도 즐겁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