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일기
요령?
little tree
2016. 9. 14. 00:49
스스로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입원한 할머니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렇듯이 혈관은 보이나 살과 근육이 없어 잡아주지 못해 혈관이 만지는대로 도망을 다닌다.
조심스럽게 붙잡고 카테터를 찔렀으나 혈관을 빗나가고 바로잡으려 해도 이리저리 도망을 다녀 실패했다.
하, 난감하여라. 여기서 포기를 하고 선임에게 맡기느냐 다시 한 번 시도를 하느냐. 다시 한번 시도했는데도 실패할 경우 환자도 나도 데미지가 크다. -.-;; 노인 혈관은 아무래도 쉽지 않지만 눈에 보이고 될 것만 같은 느낌이어서 시도를 했던 것인데... 그냥 물러서기 아쉬워서 다시 한 번 시도하기로 양해를 구하고.
이번에는 상완에 토니켓을 묶지 않고 그냥 손등 혈관을 잡고 살그머니 찔렀더니 오오, 성공!
요령껏 찌른 것이 아니라 찌르고 보니 요령이 되었다고 할까. 묶으면 터지기 쉬운 노인 혈관, 아예 묶지 않고 찔러보니 도망가지도 않고 터지지도 않았다. 휴~ 다행.
늘 맞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이럴 수도 있다는 요령 하나를 배운 셈이다.
끝까지 안전하고 아프지 않게 들어가서 약효가 잘 듣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