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누구나 그렇겠지만 2020년은 잃어버린 시간이다.
2020년 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서 있었다.
레벨D 방호복을 입고 40일간 격리병동에서 근무했고 격리 해제 후에도 고난의 시간들이었다.
누구를 향한, 무엇을 향한 분노인지 알 수도 없는 분노가 내 안에서 폭발할 지경이었을 때 나는 누구며 어디에 있는가, 지금 나는 어떤 상황인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분노를 삭힐 수 있었다. 그것은 나를 살리기 위해 주신 지혜요 깨달음이었다.
반년을, 아니 2년을 힘들게 보내다가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를 했고 나라의 녹을 먹으며 지금까지 쉬고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는 남들보다는 훨씬 좋은 형편인거다. 그때는 일부였으나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니.
요즘 흔히 보게 되는 기사, 병원 근무자의 이탈이 지극히 이해가 간다.
오히려 고생한 거에 비해 휴식으로 받게 되는 보상이 너무 크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아직 휴식의 보너스는 남아 있지만 이쯤에서 병원으로 복귀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부담감마저 든다.
그러나 지금 이 기간은 내게 회복의 시간이면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의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내 길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내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그 준비 과정이 어떻게 진행이 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있다.
떠오르는 생각과 저절로 가는 관심, 내 환경이 준비 과정일거라 믿는다.
2021년이 시작된지 벌써 한주가 지났다.
지난달, 2021년 계획을 세우고 중순부터 실천을 시작해 보았다.
살아온 세월 탓인지 이제 작심삼일은 넘어서는 것 같다. 아직까지 잘 해내고 있으니.
아, 아니다. 시간 많고 힘들지 않은 지금 이걸 못해낸다면 그게 정상이 아닌 것이지.
저절로 먹게 되는 나이 - 이제 의학적으로는 노인의 시기가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 로 인해 자연스럽게 퇴화하는 기능들을 느끼면서, 순리로 받아들이면서, 그래도 위축되지 않고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로 하자.
내가 간절히 원하는 바, 하늘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몸을 움직여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 매순간 건강한 몸과 맑은 정신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기억력의 퇴화가 가장 두렵다.
다시 가끔이라도 블로그를 이용해보려 하는데 잘 될까 모르겠다. 지금은 가능하지만 새롭게 일을 시작하면 어찌 되려나. 그래, 그건 그때 상황되는대로 하는 거고. 할 수 있는대로 하는거다. 우선순위에 따라.
늘상 옆에 끼고 주물럭거리는 탭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좀.. 탭에서는 티스토리앱으로만 글을 쓸 수 있는데 화면 가로회전이 안된다. 뭔가 방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그 방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옛날처럼은 아니라도 블로그에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한번 더 찾아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