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56 - 번역에 살고 죽고
번역에 살고 죽고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저 / 마음산책 / ★★★★☆
통신, 인터넷을 통해 저자와 알고 지낸건 그럭저럭 10년을 넘기고도 삼, 사년은 된 듯하다. 그렇게 알게 된 인연은 대부분 상대방과의 교감 없이 제멋대로 친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라. 오랜 세월 저자의 일상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친하다고 느껴왔고 책을 낸다는 말을 듣고 은근히 기다렸는데 얼마전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해서 읽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글은 밝고 재밌고 쉽다. 번역을 지망하는 사람들만 읽어야 할 것 같은 제목이긴 하지만 내용은 얼마든지 누구든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가 많다. 위대한 사람의 대단한 성공신화는 아니라도 어느 한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보통 사람의 따뜻한 성공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어려웠던 때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일들을 담담하고 유쾌하게 쓴 글을 읽다보면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런 어려움을 딛고 중견 번역가로 서기까지의 노력과 열심,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긍정의 시선으로 변할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읽다보니 그동안 저자의 인생중 많은 시간을 옆에서 보아왔구나 싶다. 통신이 발달한 세상이라.. 옛날같으면 상상도 못할 이야기이지. 아마 앞으로도 오랜동안, 그러니까 나는 죽을 때까지 인터넷을 끼고 살 것이고 저자도 지금처럼 그렇게 살아간다면 이후의 모습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책에도 소개된 저자의 딸 정하의 커가는 모습, 사회인으로 제몫을 하는 모습, 어쩌면 결혼하고 함께 늙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책을 구매한 곳에 간단한 서평을 올리는데 갑자기 몇년 전 선배오빠가 두번째 책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 기억나서 찾아보았다. 선배의 첫번째 책은 유럽나들이, 이 책은 읽고 내 블로그에 올린 것이 메인에 뜬 적도 있었는데
http://blog.paran.com/printkang/34476787
9박 10일 우리가족 일본여행은 사야지 하고는 일년이 지나도록 잊어버리고 있었다. 한 권 주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