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 등산
주말에는 벚꽃이 예쁘게 피어날 거라는 소식을 듣고 꽃구경가야겠다고 결심을 단단히 하고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았다. 번잡한 것은 싫고 짧은 코스도 싫고 꽃터널 같은 곳을 끝도 없이 걷고 싶은 마음인데 그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곳은 없거나 있다면 보통 사람들이 모르는 곳에 숨어 있을거다.
결국 진수와 북한산에 가기로 결정, 아침 일찍 4.19탑에 주차하고 만나 늘 다니는 백련사 길로 대동문을 올랐다. 꼭 한 주 전, 우이령에 갔을 때보다 꽃이 많이 피었다. 주로 진달래와 개나리, 산수유. 산 아래 쪽에는 꽃이 펴서 사진도 찍었지만 중간 이상 올라가니 꽃이 햇살 닿는 쪽으로만 피어 있고 좀 더 올라가면 꽃 봉오리만 봉긋하게 맺혀 있다. 확실히 산은 꽃이 늦다. 꽃을 구경하려면 아직은 들판, 평지, 아래쪽으로 내려갔어야 했다. 그래도 매 주 찾을 때마다 조금씩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산이고 늦도록 꽃을 보여주는 곳도 산이다.
대동문에서 진수와 김밥, 사과, 막걸리 1잔씩 먹고 고향산천, 우이동으로 내려와서 다시 차가 있는 4.19탑까지 둘레길을 걸었다. 올라가는 길은 좀 이른편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내려오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많아진다. 4.19 가까운 날이라 현장체험학습으로 중학생들도 꽤 많이 왔는데. 산에 오르면서 진수는 중학생 아이들하고도 금방 이야기를 나눈다. 누구하고도 쉽게 친해지고 유쾌한 진수, 나도 그렇지만 친구들이 그래서 진수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매번 오르내리는 코스가 같아서 재미도 덜해지고 시간도 짧아서 아쉬웠는데 지난번에 친구들하고 갔던 것처럼 우이동에서 진달래능선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20~30분 정도 길게 걸리고 또 이번에 진수랑 갔던 것처럼 전과 동일한 코스에서 둘레길로 연결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이제 해가 길어질테고 혼자든, 별이아빠랑 같이든, 친구들이랑 함께든 등산을 하게 되면 좀 더 긴 코스로 늘여야겠다.
벚꽃은 별로 못보았지만 진달래 핀 것을 많이 보고 와서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꽃, 진달래꽃.. 중학교 교정에 많이 피어있어서 좋아하게 된 진달래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