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드럼켓

little tree 2011. 2. 25. 00:09


 

드럼켓

 

타악퍼포먼스 / 명보아트홀 가온홀

★★★☆☆ / 영숙

 

명보아트홀은 나랑 아주 가까운 사무실 근처인데도 가보기는 처음이었다. 실내는 원래 극장으로 만들어졌던 것을 뮤지컬 공연장으로 바꾼거라 의자가 편했다. 옆에 음료수걸이도 있고. 한때는 북적거리던 을지로, 충무로.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조금 떨어져 국도극장까지. 이제는 모두 사라지거나 용도가 바뀌어버렸다.

빈자리가 꽤 많았고 관람객 중에는 중국에서 온 단체여행객들이 많았는데 간혹 백인도 보였고 친구끼리 같이 온 듯한 수녀들도 보이는, 한 눈에 보기에도 다양함이 드러나는 객석이었다.

드디어 드럼켓 시작. 하얀 천으로 만들어진 막이 쳐진 상태로 드럼을 두들기는 실루엣이 보인다. 잠시 후 막이 열리고 조명 속에 피어 오르는 안개와 검정색 가죽부츠에 검정색 옷을 입은 연주자들. 연주는 대단했다. 어떻게 그렇게 빠른 리듬으로 드럼을 두드릴 수 있을까. 나도 잠시 드럼을 배워봐서 그 느낌을 조금은 아는데 정말 대단했다. 드럼을 그냥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묘기를 부리는 듯한 동작과 춤. 파워풀한 공연이었다.

함께 연주하는 실로폰 소리도 듣기 좋았고 중간에 전자바이올린과 함께 연주한 시간도 좋았다. 연주한 타악기의 종류도 다양했는데 드럼 외에는 제대로 이름을 알지 못해서 아쉬웠다. 사용한 타악기에 대한 정보가 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여성들로만 구성된 국내 유일, 세계 유일의 타악그룹이라고 하던데 멤버들이 모두 실력뿐 아니라 외모도 뛰어났다. 리더는 중성적인, 남성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고양이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매 공연 때마다 그렇게 뛰고 두들기고 하니 살이 찔 겨를이 없어서인지 다들 날씬하다 못해 말랐다는..

앵콜까지 1시간 반 여의 공연을 보는동안 사실 나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공연카페에 공연 후기를 올려야 하는데 뭐라 올려야 할지. 이 공연은 그냥 눈으로 보고 느껴야 하는 공연인데 내가 뭐라고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역동적인 공연을 보면서도 살짝 졸음이 오기도 했는데 이유는 아마도 열심히 박자맞춰 손뼉치는 바람에 피곤해서였을지도 모른다. 아님 저녁으로 먹은 수제비의 양이 많아서 온 식곤증이던가. -.-

난타를 보지 못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드럼켓은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좀더 섬세하지 않을까. 그리고... 또... 솔직하게 말하자면 섹시했다. 공연을 보러 가면서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편이었다. 객석이 꽉 찼다면 분위기가 더 뜨거웠을텐데..

전부터 관심있었던 타악기, 배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