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110114 - 못 본다고 우리 사랑이 변하니

little tree 2011. 1. 14. 16:04

2011. 1. 14. 금 맑음

 

트린과 점심

지난 6월부터 만나려다가 여태 못만난 트린과 점심을 같이 먹었다. 바빠서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었는데 트린은 같이 점심먹고 영화도 보고 사진전도 보고 저녁까지 먹고 들어가려고 작정을 하고벼르고 별러 나왔다고 한다. 같이 있을 수 없어서 미안했다.

교보에서 만나 선물로 사현이 동화책 한 권 사주고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회전초밥을 먹고 성곡미술관 앞에 커피가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 있다며 가자고 해서 찾아갔다. 세종문화회관에 갈 때마다 밥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는데 그곳에 그런 식당이 있는줄 몰랐고 맛있다고 소문난 커피는 기대를 배신하지는 않았지만 연구원에서 전화로 찾아대는 통에 두시쯤 일어났다. 같이 전철을 타고 오다가 나는 내리고 트린은 예술의 전당으로 사진전을 보러 갔다. 정말 미안했다.

 

영훈OB 모임

7시에 미아현대에서 보자는 말만 하고 식당을 정하지 않아서 서로 기다리면서도 엇갈려 30여 분을 낭비했다. 내키지 않는 모임... 특별히 미운사람 하나 없는데 왜 그렇게 내키지 않는지 모르겠다. 언제쯤, 무슨 핑계를 대고 모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려나.. 점심에 이어 저녁도 일식집에서 회정식을 먹었는데 워낙 좋아하니까 점심에 먹었다고 다른 메뉴로 바꾸잘 생각도 없었다. 올 한 해 모임은 약속이 없을 경우 나가고 내년쯤 총무를 넘겨주면... 그럼 은근슬쩍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늦은 밤, 영우와 맥주 한 잔

영훈OB모임을 끝내고 늦은시간 영우와 맥주 딱 한 잔 했다. 영우는.... 내가 잘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다. 걱정이 많았다. 하하..

 

은숙이 언니

어렵게 통화를 했다. 목소리가 밝아서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CT 결과가 안좋다고 한다. 심장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고도 하고 배뇨가 어렵다고도 하고... 대체의학병원에 있으면서 좀 나아진 줄 알았는데 나빠져서 상심이 크다고 한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참... 굴곡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본인 입으로 말한다.

대체의학병원도 기대에 못미친다고 한다. 물도 붉은 물이 나온다고 하고... 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내키지 않으면 가지 말라 했더니 거기서는 음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집에 있자면 스스로 음식을 챙겨야 하니까 그게 힘든 모양이다.두어 달 가까이 편하게 받아먹었으니 더 귀찮겠지. 그래도 어차피 희망을 갖지 못하겠으면 가족들 떨어져서 있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일단 가보고 오게 되면 오겠다고 한다.

언니는 쉽게 말한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고. 병원에서는 길어야 10개월이라고 했다고. 언니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이번 일요일에 다시 내려간다고 해서 그 안에 보고 싶었는데 못보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더니 "못본다고 우리 사랑이 변하니?" 하고 말한다. 영원히 못본다 해도 사랑이 변할까만... 아니 영원히 못본다면 그 사랑은 영영 변할 수 조차 없겠지만 보고 싶고 말하고 싶은 건 어떻게 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