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일기
101217 - M 문자
little tree
2010. 12. 15. 10:20
2010. 12. 17 수 맑음
내일은 M이 우리끼리 송년회 하자고 한 날이다. 시내에서 보자는 말만 들었는데 좀 전에 문자가 왔다. 조선호텔에서 뷔페로 저녁하자고. -.- 참 소심한 우리 부부는 가보지 않은 곳은 잘 가지 않는 성향이 있는데... 호텔 식사라면 남의 결혼식에 참석한 것 뿐이었고 그때도 뷔페는 아니었다.
뭐, 전문 뷔페식당하고 별다를 거야 있겠냐만 어째 내가 평소에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은근 주눅이 드는 게 사실이다. 지난번에 진한이랑 친구들을 만나러 성수동에 갔을 때도 늘 다니던 곳이 아니라 얼마나 불편했었던가. 이거, 내 행동반경이, 인생이 좁아드는 것인줄 뻔히 알면서도 갈수록 낯선 것들이 부담스럽다. 막상 용기를 내서 내딛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걸 경험했으면서도.
어쨌든 잠깐 고민하다가 어차피 정해진 걸 바꿀 수도 없을 것이고 또 우리가 부담스러워하는 걸 눈치챘으면서도 늘 우리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 하는 M, 이번에 장소를 정하면서도 적잖이 고민했을 거라 생각이 들어 명랑하게 답문자를 보냈다. " 크하~ 촌넘이 덕분에 호텔에서 저녁을 다~ 오늘부터 굶어야쥐. 불끈! 따뜻한 하루 보내셈^^"
아마도 M이 어리둥절 했을 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