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사는 얘기, 자식 얘기..

little tree 2010. 4. 5. 12:25

확실히 나는 예전의 나와는 많이 달라졌다.

소요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아주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왔는데 어찌나 스스럼없이 친밀하게 사람을 대하는지 내가 나를 봐도 놀라울 지경이다. 뭐, 60대 중반의 아주머니라 경계심이 없어서이기도 했겠지만.

사는게 다 비슷하다. 아들 둘 키워서 결혼시키고 작은 아들의 아들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이제야 자유로구나 했더니 손주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보아하니 본인들의 노후도 준비가 되어 있고 아들 둘도 다 잘 키워서 좋은 직장에 다니는 듯했다. 외모로도 50대 후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였고 평상복에 바람막이 점퍼만 입은 나와는 달리 입고 있는 옷도 전문 산악인처럼 좋은 옷을 입고 있었다.

며느리가 착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딸이 없는 것이 너무 섭섭하다면서 나보고 아들만 있는 엄마는 자기 세계가 있어야 한다나. 그 분을 보면서 또 그동안 우리 엄마를 봐오면서 내게도 금방 닥칠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별이놈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내게 키워달라고 한다면 나는 어쩌지? 결혼하지 말랄 수는 없고 결혼은 하되 아이는 낳지 말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는데 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의 생각일까? 뭐 꼭 내 생각 해서가 아니라 별이놈이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 때문에 고생할 게 뻔한지라 막고 싶은 마음인거지.

자식으로 인해 얻는 기쁨?! 당연히 크지. 자식을 키워봐야 사람도 성숙해가는 것이고. 그렇다 해도 자식으로 인한 고생이 어떤건지 알기 때문에 별이놈은 그 고생 안했으면 싶다. 내가 아직 성숙하지 못해서 하는 유치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