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다시 읽고..

little tree 2012. 1. 12. 15:43

가끔씩 생각하는 거지만 내가 살아가는 데에는 그닥 많은 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기대를 갖고 사들인 책이 그 기대에 못미칠 때에는 화가 나기도 하고 어려운 책은 수면제 정도가 아니라 고통으로 다가오는데 그나마 끝까지 읽지 못하고 내동댕이 쳐지는 대우를 받는다. 그에 반해 한 번 읽었는데 또 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도 종종 있다. 내용이 좋아서일 경우도 있고 좋은 책인데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일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고 싶을 뿐 두 번 읽는 책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전에 한번 읽고 메모까지 해놓았던 책을 요즘 한동안 다시 읽었다.

http://blog.paran.com/printkang/44434674

http://littletree-kang.tistory.com/186

좋은 책이라고 느끼면서도 주로 지하철에서 읽은 탓에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책이라 꼭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인터넷에 소비하는 나로서는 책의 제목도 내용도 내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이었다.

요즘 내 자신이, 혹은 주변 친구들이 느끼는 여러가지 좋지 않은 증상, 이를테면 건망증이나 집중력 저하, 피곤함 등등...을 쉽게 나이탓으로 돌렸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나이탓보다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는 인터넷 탓이 더 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 혹은 몇몇 사람들의 힘으로 거세게 흐르는 물결을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지만 상황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날 것이다.

지난번에 이 책을 읽고난 후 인터넷에 빠져 있는 시간을 좀 줄여보려고 다짐을 했었건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내 직업을 바꾸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날마다 이 책의 내용을 되새기면서 내 뇌구조가 컴퓨터처럼 변해가는 속도를 늦추어야겠다.

내가 선택하지 않았어도 이 시대, 이 자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감당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고 크다. 그것에 비해 내가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너무 작고.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서 자유롭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떠밀려갈 수는 없다.

2012년, 새 해가 시작된 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올 해는 아무 계획도 다짐도 하지 않았다. 변함없어 보이는 가운데 조금, 아주 아주 조금,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만 달라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