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연말을 정신없이 지나다가 생각해보니 같이 일하는 사장님과는 저녁 한끼 안먹은 거라.
대화인쇄 저녁이라도 한 번 먹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우리끼리 뭘.. 하면서 연휴에 다같이 먹자고 하셨었다.
새해 첫 날부터 온 식구들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부모님이랑 같이 서당골에서 점심 같이 하자고.
오늘같은 날 한식집이 문을 열겠느냐면서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보다 먼저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당숙이 새벽에 돌아가셔서 태안에 가는데 아빠는 안가고 엄마만 간다고 했었다.
그럼 아빠랑 같이 아웃백이나 갔다 올까?
아빠가 그런 곳에 갈 기회는없었겠지만 좋아할 것 같았다.
P님과 통화를 해서 아웃백을 가기로, 우리가 아빠를 모시고 P님 아파트에 들러서 P님도 모시고
중계동 아웃백에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했다.
그랬는데 우리집 어린 남자가 제동을 건다.
P님이 아웃백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할아버지도 취향이 아닐 것 같은데 엄마 마음대로 정한 거라고.
아웃백은 P님도, 별이 아빠도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줄은 알지만
나와 아빠, 별이가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별이가 예상밖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할 수 없이 가면서 생각해보자며 일단 출발했다.
아빠를 모시고 드림랜드 후문쪽을 지나서 중계동 롯데마트 쪽으로 빙 돌아갔다.
평소에 가던 식당이 문을 열었나 보기 위해.
가다 보니 드림랜드 근처 갈비집도, 하계동에서 중계동 사이 중국집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아, 그래. 그럼 중국집으로 가자.
P님을 아파트 현관에서 태우고 중국집으로 향했다.
상계동에 살 때 가끔씩 갔던 중국집.
깔끔하고 조용해서 좋다.
안내판을 보니 정월 초하루라고 해도 예약팀이 꽤 많았다.
예약팀이 없는 3층에 갔더니 가족단위인 듯한 손님이 몇 테이블에 있었고 조용했다.
사진으로 보니 실제 느꼈던 것 보다 더 따뜻한 분위기..
중국집에 갈 때마다 늘 비슷한 메뉴를 시키게 된다.
별이가 좋아하는 깐풍기와
내가 좋아하는 누릉지탕~ ^^
이렇게 두 가지 요리를 시키고 식사는 각자 취향대로.
아빠만 새우볶음밥을 드시고 우리 모두 자장면으로 통일..
먹는데 P님이 이웃 테이블 식사가 맛있어 보인다고 해서 보니 대충 잡탕밥 같아 보였다.
그럼 다음부터는 먹지 않던 메뉴로 매번 바꿔 먹어보자고 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들어갔는데 나오면서 보니 캄캄해졌다.
한 끼 식사하는데 메뉴정하느라 신경이 많이 쓰이긴 했지만
아빠도 좋아하셨고 음식도 맛있었고 좋은 시간이었다.
가끔씩 엄마아빠 모시고 식사를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잘 안된다.
내 생각에는 아빠가 아웃백을 좋아할 것 같은데 이 상황이면 가기가 어렵겠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