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1.
어제 별이에게 전화가 왔다. 첫번째 온 전화를 못받아서 안타까웠는데 다시 와서 다행이었다.엄마아빠 사진을 보내달란다. 관물대에 붙여야 한다면서. 아마 새로 지어서 입주한 생활관을 꾸미는 모양이다. 다른 애들은 군대 들어갈 때 가족사진을 가지고 간다더만 우리 별이넘은 부대에서 시키니 겨우 사진을 붙이려나보다. 찾아보니 따로 쓸만하게 찍어둔 것도 없어서 선배부부랑 놀러가서 둘이 찍은 사진을 보내줬다.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다행히 부대 내의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코감기에 걸려서 목소리가 변했는데 약이나 얻어 먹는지.. 보내준 택배도 잘 받았다고 하고 춥기는 하지만 견딜만 하다고 하고 1월에 GOP에 올라가는 건 상황이 바뀌어서 올라가지 않고 지금 있는 곳에서 제대한다고 한다. 아직도 석달이나 남았다. -.- 지금은 멀리 있어서 걱정이지만 석달 후에는 옆에 있으면서 걱정이겠지.
2.
스맛폰으로 바꿨는데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 걸 요금만 왕창 내고 쓰는게 아깝다. 그저 남들 사니까 나도 사고 싶어서, 호기심에 산 거라. 하긴 뭐, 스맛폰이 처음은 아니다. 먼저 쓰던 것도 스맛폰이었으니까. 요금제는 제일 싼 걸 쓰지만 피처폰으로 쓸 때보다 배 이상 나오는 건 사실이다.
그나마 스맛폰을 좀 더 유용하게 써볼 요량으로 지난번에 e북을 두 권 주문해서 전철에서 읽어보았다. 테스트용이니 가격 싼 걸로 사보자 하고 살림지식총서 두 권을 사서 읽었는데 괜찮았다. 책 때문에 가방이 무겁지도 않고 전철에서 읽을 때도 주변사람과 부딪치지 않고 화면이 작기는 하지만 읽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읽고 나서 메모하는 것이 어렵다. 종이책은 읽고 다시 목차도 펼쳐보고 주르륵 넘겨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되새겨볼 수 있는데 e북은 그게 안되는거라. 덕분에 메모도 작성하지 못했다.
오늘도 아침에 교보문고에서 시집을 두 권 샀다. e북으로. 지하철에서 볼 거 없을 때 읽으려고. 읽고 또 읽어서 좋은 시를 외우고 싶은게 목적이지만 우선은 그냥 읽는 것으로 만족하련다. 무리하게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
3.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다. 따로 일기장도 없고 다이어리도 없이 오직 끄적이는 공간이라고는 여기 뿐이라 끄적거리러 왔다가는 그냥 가고 그냥 가고.
얼마전 베스트블로거 선정이라는 메일을 받았다. 자기 블로그 소개글을 보내고 뭔가 한 두가지 처리를 하면 블로그 홈 베스트블로거에 등록을 한다는 얘기로 알아듣고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내지 않았다. 이곳은 정말 개인적인 공간이라 공개되는게 두려워서. 가끔씩 파란 홈 메인에 내 글이 떠서 방문자가 많아지면 내 집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서성이듯 글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글을 올리지 못했었는데...
보내지 않았으므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며칠이지난 후갑자기 베스트블로거라는 표식이 달리고 방문자가 많아져서 블로그 메인에 뜬 걸 알았다. ㅠㅠ 덕분에 이 일을 어찌 할꼬 며칠을 고민하다가 이제야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발을 들여놓는다.
내 마음의 안식처인 이 공간을 버려둘 수도 없고다른 곳에 다시 공간을 만드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그냥 전처럼 사용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불편함이 생기면 그때 다시 생각을 해 보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