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917 - 친구들, 맥주생각
2009. 9. 17 목 맑음
그제, ★이 늦게 들어왔다.
그제가 아니라 다음날 새벽 두 시가 넘어서 들어왔을거다.
초저녁에 친구 둘을 데리고 밤 늦게 들어가게 생겼으니 먼저 자라고(주무시라고가 아닌) 전화가 왔었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보니 꼬질꼬질한 신발이 ★이 꺼 말고도 세 켤레..
좁은 방에서 어떻게 자고 있는지 문을 열어볼 수도 없고...
★이는 9시부터 수업이 있는데 보아하니 수업에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말해야 소용없는 것 같아서 9시에 수업이 있는데 어쩌겠냐는 한마디만 하고 말았다.
8시가 넘어 우리가 출근할 때까지도 친구들은 일어나지도 않고
나도 아침도 챙겨주지 않고 뭘 준비해놓지도 않고친구들 일어나면 토스트 해먹으라 하고 그냥 출근했다.
★이에게 칫솔 하나씩줘서 쓰고 가져가게 하라고 일렀더니 한놈도 가져간 놈이 없다.
좋은 칫솔이라 아까워서 그랬더니. 싸구려 칫솔 한보따리 사다놓았다가 친구들 오면 일회용으로 줘야겠다.
원래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오는 편이 아니었는데 우리집이 학교에서 가까우니까
늦게까지 놀다가 집이 먼놈들이 와서 자는 것 같다.
어차피 형제도 없고 사촌도 없는거나 다름없으니 친구들이라도 많이 사귀고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하니
나는 친구들이 오는 것이 불편하거나 귀찮지 않고 오히려 환영이다.
며칠 전에도 한 친구 데리고 와서 잤는데 오전에 수업이 없기에
밥을 못챙겨줘서 - 지놈들이 늦게 일어나는 탓도 있지만 - 아침 사먹으라고 돈을 주고 나왔다.
어제도 그랬어야 했는데.. 뭐, ★이도 돈이 있으니 알아서 했겠지.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으면 좋겠다.
특히 형제없는 좋은 친구라면 친구처럼 형제처럼 지내고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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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간식을 먹었는데도 바로 출출해졌다.
누구를 만나서 같이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맥주를 한 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소주를 마신지 2주만에,수유재에 가서 맥주 1병을 마신지 열흘만에 맥주생각이 간절했다.
오후에 카페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딱 그 글의 심정이었다고 할까.
퇴근하고 걸어가면서맥주를 마시러 가볼까 생각도 했는데
혼자서 맥주와 안주를 다 먹기에는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고.
걷다보니 돈암동에 도착, 그냥 전철을 탔다.
★이랑 집에서 마실까 생각하고 전화해봤더니 한양대 가는 중이라며 늦는다고 먼저 자란다. 또!!
마트에 들려 맥주 1,000CC 하나와 라면, 우유, 과자를 사가지고 집에 갔다.
라면이 먹고 싶어서 끓여먹고나니 맥주생각이 싹 가셨다.
배가 고파서 맥주도 먹고 싶고 라면도 먹고 싶었나?
★이 아빠가 와서 둘이 맥주를 마셨는데 배가 불러서 별로 맛있지도 않고
참지 못하고 먹어제낀 것에 대한 후회만 밀려왔다.
차라리 라면을 먹지 말고 맥주를 맛있게 먹어줬어야 하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