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아끼던 팔찌와 이별을...

little tree 2009. 7. 6. 21:48

새로 이사온 집은 주택이어서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치안이, 보안이 허술하게 느껴진다.

주택들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도선생이 한 집에 들어가면 울타리를 넘어다니기가 쉽게 생겼다.

아파트에 살 때에는 베란다 문을 열어놓고 다니면서도 불안하지 않았는데

주택에 오니 문을 닫아도 잠가도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어차피 집안에 값나가는 물건은 없지만 누군가가 침입한다는 건 겁나는 일이다.

결혼을 할 때 받았던 패물과 ★이의 백일, 돌 때에 받았던 금붙이들은

IMF때 나라를 구하려고-.- 모두 내다팔아서 집안에 귀금속은 거의 없다.

몇 년 전에 갑자기 금팔찌가,이집트 여왕이 했던 것 같은 디자인의 팔찌가 갖고 싶어서,

금 한냥으로 팔찌를 한 적이 있고

IMF 때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어서 미처 처분하지 못한반지와 팔찌, 귀걸이가 몇 개 남아있을 뿐인데

아무래도 남아있는 액세서리와 이집트 여왕의 팔찌를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사하고 며칠 후에 팔찌를 잃어버린 줄 알고 반나절을 낙심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사오자마자 해왔던 고민을 그 일이 있은 후에는 처분하는 게 더 낫다는 걸로 결론을 내었다.

잃어버리기 전에 처분하는 것이 백번 낫겠지.

보나마나 팔아서 돈을 가지고 있으면이름도 없이 녹아나갈텐데.

그냥 가난한 살림에 보태 써?

아니면.. 내 비상금 통장을 하나 만들어 놓을까?

그래, 그게 좋겠다. 비상금 통장을 하나 만들어 놓았다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순례자의 길을 떠나는거야.

스페인 산티아고로..

사는게 재미없을 때마다 통장을 들여다보면서꿈을 꾸는거지.

좋은 생각이야.

당장 처분하자.

아, 그런데 또 어딜가야 처분할 수 있을까?

크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