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디카구입기

little tree 2009. 3. 30. 12:46

2009.3.30

 

아아~ 대학에 원서넣는 것보다 더 어려웠던 디카 구입.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카를 구입할 때에도 정말 오랫동안 인터넷 디비고 검색하고 고민하면서

그 시절 가격대비 최고의 성능이라는 둥, 준전문가용 카메라라는 둥 찬사를 받던 캐논 S-50을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비쌌는데도 다른 것이 눈에 안들어와서 무리를 해서 샀다. 카메라는 P님이 내 생일선물로 하사하신 거였지만 본인의 생각보다 더 지출되었기 때문에 좀 미안했었다. 아마도 나는 한동안 P님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요령을 부렸을 것이다.

 

어렵게 결정해서 눈치보며 선물로 받아 잘 쓰던 카메라에 애정이 식은 이유는 단 한가지, 카메라의 몸집이 문제였다. 그때도 적다고 할 수 없는 몸집이었지만 그래도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 새로나오는 디카들이 모두 날씬하고 가볍다보니 내 카메라의 몸집이 더 육중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또 내가 갈수록 노쇠하다 보니 카메라가 갈수록 더 무겁게 느껴졌을 것이다. 아아, 철없는 나는 멀쩡한 디카 놔두고 새로 살 여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느새 날씬 깜찍한 디카에 곁눈질을 시작했던 것이었다.

 

승용차를 하나 사려고 골라보니 프라이드에서부터 시작한 것이 소나타를 제치고 그랜저, 나중에는 외제승용차까지 보게 되더라고 단순히 저렴하고 가벼운 디카를 고르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가벼우면서 성능도 좋은 디카로 눈이 돌아가게 되어서 20만원대에 시작한 것이 40만원대로 훌쩍 올라버렸다. (더 좋은 것들도 눈에 보였지만 차마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듯하여..) 일단 맘에 둔 카메라를 보고나니 다시 20만원대의 가볍기만 한 카메라로는 눈이 내려가지 않는 바... 눈물을 머금고 또다시 내 예상보다 비싼 카메라를 사야 하게 된 것이었으니..

 

검색에 검색을 하다가 지난 27일에 롯데몰에서 몇 만원 싸게 팔길래 주문을 넣고 확인을 누르니 "품절입니다" 가 뜨더라는... 퀵으로 받으려고 퀵쿠폰을 먼저 사려다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었다. 혹시 또 판매하려나 매일 드나들다보니 어제 오후에 30일 10시에 30대를 판매한다는 공지가 떠서 오늘 출근하자마자 우리 카페 한줄메모에 댓글하나 쓰지 못하고 롯데몰에서 죽치고 기다렸다.

 

10시가 넘어가니 나처럼 죽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원성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10시가 넘었는데 언제 팔꺼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10시 10분 경에 누르니 앗, 판매중!!! 빨리빨리 주문하고 확인 누르니 주문이 되었다. 얏호!! 불량화소 체크해서 보내라고 상품Q&A에 올리고 확인하니 그새 품절이 뜬다.. 세상에 10여분도 안되었는데... 하마터면 오늘도 열받을 뻔했다.

 

그나저나 언제 오려나.. 이것이 예약판매던데 제대로 받을 수는 있으려나... 에고, 돈 벌기 힘든데 돈 쓰기도 쉽지 않네 그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