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메모 9 - 중년의 사회학

little tree 2008. 11. 19. 13:11




 

중년의 사회학

살림지식총서 236


정성호(강원대 사회학과 교수)

 

나는 왜 이 책에 주목했는가.


한 때는 부인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중년이라는 단어를 나와 결부시키는데 별 거부감이 없어졌고 서점에서 책장을 넘겨볼 때 내 모습의 단편들이 언뜻언뜻 보이기에 이 책을 꺼내왔다.
중년에 사회공부를 해야 하는지 궁금해 했던 원성이를 위해 이 책을 요약한다.. ㅎㅎ

---------------------------------------------------------------------------------------------

서론 - 왜 중년세대에 주목하는가.

이 책의 목적은 한국의 중년세대가 누구인지,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과정을 통해 중년세대가 어떻게 살고 있으며 이들의 문제는 무엇이고 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중년기란

중년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신체의 변화를 통해 처음으로 깨닫기 시작하는 때이다. 경제적 안정, 직업에 대한 열정, 부모의 책임에서 벗어나는 자유, 인생의 정상을 향해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시기로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생의 황금기로 여기는 견해와 정체감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그에 수반되는 많은 사회적,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는 위기의 시기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마도 현재 6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중년이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여길 것이나 오늘의 중년세대는 내리막길에 이르렀다는 생각에 매우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년은 - 불혹 아닌 미혹의 40대

논어에 나오는 말 때문에 40대 불혹이 중년의 대명사로 인지되어 왔지만 어느 학자는 이를 공자의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40대가 가장 흔들리고 미혹되는 시기이므로 경계하라는 뜻에서 공자가 불혹이라는 말을 썼다고. (딱, 맞는거 가터..^^)

중년은 -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

중년세대가 성장기를 지나 사회인으로 접어들 무렵부터 사회는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했다. 중년세대가 젊은 세대들에 비해 실력 면에서 뒤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역시 영어와 컴퓨터.

중년은 - 수난의 중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매서운 칼바람을 가장 뼈저리게 맞은 세대가 바로 중년세대이고 경제적 기반을 미처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생애주기에 직면해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대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실업의 위기를 맞은 중년세대는 부모 부양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이런 중년을 위한 축제

방송은 10대에게, 콘서트는 20대에게 밀려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던 중년세대가 7080을 타이틀로 내세운 문화상품(7080콘서트, 대학가요제 콘서트, 추억의 낭만 콘서트, 조용필 예술의 전당 콘서트, 나훈아 디너쇼, 오색오감 콘서트 등)의 최고 구매자가 되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추억을 판다는 것이다. 공연장에서도 아바의 히트곡으로 무장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객석은 40대 이상이 50%를 차지할 정도였다.

중년세대를 이 책에서는 386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로 나누고 있었다.

386세대란

1960년대에 출생하여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고 1990년대에 30대였던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들은 자기 정체성이 강하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는 세대이다. 386 세대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지도적인 위치에 도달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서 있었다는 도덕적 우위와 그들만의 독특한 연대감까지 갖추고 있는 세대, 권위주의 시대에 성장했으면서도 민주화의 치열한 현장을 제일선에서 경험함으로 군사문화와 민주주의를 모두 체험한 386 세대는 추진력과 창의성을 갖춘 독특한 세대이면서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미지에 좌우되는 신세대의 즉흥성과 선입견에 매이기 쉬운 기성세대에 비해 386 세대는 가치관과 행동양식이 매우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왜?라고 묻는 세대

*386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하여 이념적이고 파과적이었으며 진보적이었다.

*비판의식과 현실참여에 대한 열의,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성향의 세대

*현재의 10, 20대처럼 물질적 풍요 속에서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절대빈곤의 고통 속에서 성장하지도 않은 세대

386 세대의 상징

*돌 - 시위문화

*형 - 성적 차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이념서적 - 고교 때까지의 제도교육으로 인한 시각을 교정하기 위한 입문서를 시작으로 한국현대사, 변증철학, 노동문제 관련 서적, 제국주의 이론 등의 순으로 독서

*술 - 행사 뒤의 뒤풀이, 모임을 점검하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성격.

*컴퓨터 - PC와 인터넷을 사용한 제1세대

*배낭여행 - 유학이 아닌 여행 개념으로 배낭을 메고 세계로 나간 첫 세대

비판적인 386 세대

1990년대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민운동 단체(경실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들이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

적응력이 뛰어난 386세대

처음으로 제대로 된 컴퓨터를 접해본 세대로 정보통신업체의 발전과 정보화의 주역으로 등장했고 벤처열풍의 진원지가 되었다.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일과 문화이 접합점을 찾아내어 운동, 등산, 낚시, 문화유적답사, 수지침, 영화감상 등등 다양한 문화소모임 활동을 한다. 386세대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전공과목에 몰두하기보다는 이념서적을 읽으며 민주화투쟁에 관심을 두는 것이 보편적인 정서였는데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의 사원연수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외국어를 가르치는 사설학원에는 386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야간대학원에서도 386세대의 비중은 무시 못할 정도이다. 김치, 된장찌개 같은 한식을 즐기지만 빵과 우유, 커피로 아침을 때울 수도 있고 피자나 스파게티 같은 외래 음식, 거기에 전통적인 보신용 음식까지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음식문화에 익숙한 세대

 

상대적 박탈감의 세대

직장에서 중견간부로, 사회에서 중추세력으로 불리는 386세대는 오늘날 30평 안팎의 아파트 한 채와 아내, 두 자녀 가정을 이루는 도시중산층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상대적 빈곤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선배 세대가 누렸던 혜택(고속승진, 정년퇴직까지 보장받은 안정된 직장생활, 직장주택조합의 메리트)을 전혀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을 안정시키는 요소는 안정된 직장, 주택문제 해결, 부부 화합, 자녀 교육인데 그 중 어느 한 가지도 쉬운 게 없는 세대. 과거에는 안정권에 속했던 40대가 조기 퇴직 등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밀려나는 세대.

그 밖의 386 세대에 대한 단상들

손가락으로 볼펜을 360도 빙그르르 돌리는 특이한 재주를 가진 세대

각종 모임을 만들기 좋아하는 세대 - 치열한 토론과 세미나, MT 문화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자감각과 영상감각의 이중성을 동시에 가진 세대라고 할 수 있고 그 때문에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세대

이념 과잉의 시대를 살았다. - 이념서적 독서와 토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이 꽃피었다.

낭만 결핍의 시대를 보냈다. - 축제 문화도 시대의 영향을 받았다. (파쇼 타도 구호와 돌멩이, 최루탄이 축제의 마당에 흩어졌다.)

386 세대를 위하여

386세대가 공유해온 역사적 경험과 집합적 기억은 이들을 다른 세대와 구별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화를 성취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과 도덕성은 이들에게 커다란 자산이다. 지금은 직장이나 정부 각 부처에서 청렴한 풍토를 정착시키는 견인차가 되고 있으며 이들에 의해 건전하고 깨끗한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기성세대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편가르기와 타 세대에 대한 적대감이 강하다는 지적, 독선적이며 피해의식이 강하다는 지적,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는 지적을 386 세대는 받고 있다. 이제 386세대는 자신들을 기득권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음을 알고 사고와 행동을 새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제1세대, 부모님께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황제처럼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는 세대, 가족을 위해 밤새 일했건만 자식들로부터 함께 놀아주지 않는다고 따돌림 당하는 비운의 세대, 20여 년 월급쟁이 생활 끝에 길바닥으로 내몰린 구조조정 세대, 퇴출 세대

낀 세대

위로는 이전 세대의 권위에 눌리고 아래로는 386세대의 기세에 밀려 샌드위치 세대로서의 좌절을 경험

입시 지옥의 세대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한 세대. 대학 입시에 실패하면 인생의 낙오자로 분류되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라 어느 세대보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조기유학 붐은 베이비붐세대의 자녀들이 학령기에 접어든 시기에 본격화되었으며, 베이비붐 세대가 기러기 아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

국민교육헌장·교련·유신 세대, 긴급조치 세대

낭만의 세대, 청바지 문화의 주역 세대

청바지와 통기타, 생맥주가 유일한 도피처였다. 베이비붐 세대가 유일하게 공유하는 것은 술 문화. 그때는 두 명만 모여도 말 조심해야 되는 시절이었고 놀 만한 공간도 없어서 모이기만 하면 술을 마시고 술의 힘을 빌어 이야기에 심취했다.

퇴출의 세대

고도성장기에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갑자기 직장을 떠나야 했다. 부모세대의 부양, 자녀교육과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 속에서 다가오는 고령화사회에서 가장 고통받는 세대는 아마도 베이비붐세대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년의 내일을 위하여

중년세대 제자리 찾기 운동이라도 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의 중년세대는 위축되어 있다. 그러나 절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의 중년세대는 원초적 열정, 맏아들의 책임감, 고난의 체험, 균형 감각, 그리고 가족과 휴식이 불러오는 새로운 선순환을 누구보다 가슴저리게 깨달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또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감수성과 유연성을 충분히 갖춘 우리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다.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카오스를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대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입시전쟁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노력하는 인간만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체득한 세대이며, 컴퓨터든 신세대 노래든 어떠한 것이라도 필요하면 열심히 배우겠다는 의지도 가지고 있다. 포용력 또한 이들의 커다란 자산이다. 단결력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유연성도 이들의 장점이다. 이런 장점들을 가지고 민주화가 정착되고 이념 갈등이 축소되면서 오히려 세대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세대간의 중심을 유지하고 잡아주는 조정자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의 간극을 채우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은 중년세대 뿐이다.

--------------------------------------------------------------------------------------

책은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럴 때가 있었지.. 하며 과거로 기억을 되돌렸던 순간이 많았다. 가끔 우리가 어릴 때 생각했던 40대와 우리가 보내고 있는 40대가 전혀 다른 것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의문도 풀렸다. 힘든 시절을 지나고 있는 내 친구들과 이 책을 공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