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내 방을 갖고 싶어!!

little tree 2008. 9. 23. 15:31

까페에 글을 올릴 때, 어떤 때는 갑자기 생각지 않은 주제로 온라인에서 쓸 때도 있고 오늘 같이 써야 할 과제가 있을 때는 집에서 종이에 썼다가 다음날 사무실에서 올릴 때도 있다. 간혹 가뭄에 콩나듯, 일 년에 몇 번 될까말까 내가 드나드는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올릴 때도 있기는 했지만 요즘처럼 지속적으로 글을 써본 적이 없다. 학교 다닐 때도 글짓기는 늘 스트레스였고 자발적으로 하기는 커녕 해야 하는 과제일 경우에도 하는 시늉만 억지로 하곤 했다.

요즘 마음으로 다짐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 또 까페에 올릴 글을 쓰면서, 가끔 밤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간절한 생각은 내 방을 갖고싶다는 거다.

지금 우리 집은 방이 세 개. 아들이 고1일 때까지는 각자 방 하나씩 차지하고 살았는데 고2 되면서(아니 고1 2학기 때였나?) 아들 방을 두 개를 주었다. 하나는 침실, 하나는 공부방으로. 책상과 침대가 같은 방에 있으면 공부하다가 자꾸 눕게 되는게 방 2개를 준 이유였다. 그래서 내 방 없는 인생 2년차. -.-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절규!!!)

결혼 전에도 난 여자형제가 없는 덕에 거의 혼자 방을 썼고(비록 코구멍만한 방일지라도) 결혼 후에도 방이 2개일 때가 잠깐 있었는데 그 때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내 방을 따고 갖고 있었다. 학창시절, '밤을 잊은 그대에게', '별이 빛나는 밤에' 등 라디오를 들으면서 잠들었고 그 시간이 행복했었다. 그래서 그 행복했던 기억 때문에 결혼하고 나서도 내 방이 따로 있는 것이 좋았고 책도 읽고, 공상도 하고, 비가 오면 빗소리에 귀기울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랬는데 아들넘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눈물을 머금고 내 방을 내주었던 거지. 침대까지 내다버리고. (이 장한 어미의 희생정신. ㅠㅠ)

그래도 지금 난 아들의 공부방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이 방을 쓰는 이유는 아들이 주로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에서도 과외하거나 인강들을 때, 과외숙제할 때는 늘 거실 테이블에서 하고 이 방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시피하게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아들의 공부방을 다시 뺏을 수는 없어서 그냥 이대로 두고 있고 내가 책 읽을 때, 글 쓸 때, 또 남편이 QT할 때 등, 주로 우리 부부가 공부방으로 사용한다.

아무리 그래도 난 내방을 갖고 싶어. 이다음에 돈 많이 벌어서 40평대 아파트로 이사가면 내 방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러면 내 방에 문패를 붙이겠어. '지은의 방'이라고.. 아, 어쩌면 아들넘 장가보내서 내보내는게 더 빠를지도 몰라. 이러나 저러나 문제는 돈을 버는거네..

(풀죽어) 가능한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