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독한 가족들

little tree 2008. 9. 1. 17:47

어제 아빠집에서 가족들이 모였다.

내가 남들이 시시하다고 생각하는 운동, 걷기를 시작한 것이 2004년 봄부터였다.

남들은 한두 달 만에도 4, 5키로씩 뺀다고도 하더만

하루에 보통 10∼15킬로미터를 걸어서 7, 8킬로그램을 빼는데 꼭 이년이 걸렸다.

결혼을 하면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단단하게 다져진 살은

여간해서 빠지지 않는 살이 되어서 빼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살을 빼기로 맘먹은 것은 사진에 찍힌 내 모습에 놀란 것도 있고

집안내력이 당뇨가 있는지라 건강상의 염려도 있고 해서 였다.

아빠는 형제가 모두 다섯인데 한 분만 여자고 모두 남자들이다.

복스럽게 먹는 것을 제일로 보기 좋은 광경으로 치던 할머니 덕에

아빠 형제는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맛있게 잘드셨다.

그리고 그 대가로 대단한 체격들을 유지하고 있었다.ㅎㅎ

어느 명절이었을게다.

오랜만에 살빠진 나를 보시더니 다들 놀라셨다.

살을 뺀 경위와 과정을 설명했더니 모두 한마디씩 하셨다.

독종, 혹은 독한 것!!-.-

그후로 나는 조금 살이 올라서 처음 살을 빼려고 시작했을 때보다는

5키로 정도 감량이 된 상태가 되었고 지금은 그것을 대충 유지하는 듯하다.

체중계가 없어서 확실히는 모르지만. (이제는 체중계에 얽매이지 않고 내 느낌으로 짐작한다.)

그런데 그렇게 내게 독종!! 이라고 하던 작은아빠들이 체중 감량을 시작하더니

첫째 작은아빠가 8키로를

둘째 작은아빠가 17키로를-.-;;

막내 작은아빠가 10키로를 감량했다.

아, 정말 독종은 내가 아니라 내 몸을 유유히 흐르는 내 피였다.

핏줄이 독종이었던 것이다!!

덩달아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둘째 작은엄마도 살이 빠졌는데 몸매도 얼굴도 정말 군살없이 예쁘다.

(지금 글을 쓰면서 나이를 헤아려보니 환갑이 되었을텐데. 와, 다시 감탄..)

작은엄마를 보고 어제 다시 다짐했다. 나도 조금만 더 빼야겠다!!

오랜만에 아빠집에서 모인 가족들,

다들 살을 빼는 바람에 집안이 넓어졌다.

전 같으면 여기저기 앉아 있으면 지나다닐 틈도 없었는데..ㅎㅎ

작은아빠들은 모두 체중감량에 만족해 했다.

나이먹으면서 몸이 가벼워지니까 정말 좋단다.

정말 인간승리지. 17키로, 10키로가 뭐냐구.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고 밤에 같이 나와서 걸어가는데

모두들 펄렁펄렁 나는듯이 걸어간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