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요즘 내가 비겁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최근에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내 반응이나 대응이 그랬고 또 주변에 용기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자신을 돌아볼 때에 그랬다. 최근에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물론 내 판단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이기도 하고 그래서 내 나름대로 변명을 갖고 있지만 내 비겁함에 대해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다.
어제밤에 은미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자기주장 확실하고 매사에 분명하게 얘기하는 태도야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공개된 블로그에 여당 국회의원 - 아니지, 지금은 겉으로는 무소속인가? - 의 실명을 거론하며 포화를 퍼부어대는 글을 보고 놀랐다. 그 글이 그 친구의 블로그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한 번 읽고 마는 것으로 넘어갈지 혹시라도 작은 파문이라도 던지고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글을 쓰는 은미의 용기가 나로서는 대단해 보였다. 분명, 그의 남편이 읽었을텐데 남편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다른 글처럼 그냥 넘어갔을지 그 글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하여튼 미국에 있는 은미는 지금 한국의 정치상황에 화가 많이 난 것 같다. 근일에 올라오는 글들이 그랬고 어제의 글은 핵심을 찔렀다.
아침 라디오뉴스에서 서울시장 지지율에 대해 들었다. 한겨레에서 조사한 것은 '나'가 더 우세하고 다른 매체에서 조사한 것은 '박'이 조금 우세하지만 두 사람간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만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나는 다소 희망을 갖거나 처절하게 절망하게 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여론조사가 어떻든 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아무리 국민들에게 정치를 불신하도록 강력하게 조장한다 하더라도 그 얄팍한 속셈을 모르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므로.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 SNS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용기를 보면 내 비겁함이 너무 커서 부끄럽다. 나는 언제나 어른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