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통하면 아프지 않다

little tree 2012. 8. 22. 13:37

 

 

 

 

 

통하면 아프지 않다

 

 

            우리 시대 소통 멘토에게 듣는 고군분투 청춘 고백

            김남훈/김규항/김여진/오연호/강풀/하종강/김조광수/김영경/김제동

            북스코프

 

 

8월 초 나를 보러 왔던 홍수가 주고 간 책. 이 책은 올 봄에 나온 비교적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둘째 딸이 사서 읽고는 제 엄마인 홍수에게 읽으라고 준 책이라는데 신자유주의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그러더란다.

 

읽어보니 신자유주의에 대해 설명해 주는 책은 아니고 청춘들에게 멘토라 불릴만한 이들이 들려주는 조언, 이야기라 하겠는데 그 내용 안에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들어 있다고나 할까. 홍수의 두 딸은 독서의 수준이 꽤 높아서 홍수 부부와 토론의 상대가 되는가본데 우리 아들 포함, 대부분 대학생 아이들은 내가 보기에는 우리 세대에 비해 독서수준이 많이 낮은 것 같다. 그것은 기성세대의 잘못된 가치관에 근거한 교육 방식 때문이겠지만.

 

이 책을 나는 별이에게 주려고 한다. 별이가 읽고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장미빗 미래가 아닌 구체적이고 정확한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제는 별이가 내가 주는 이 책을 받아 읽느냐가 문제지만.

 

아홉 필자 중 제일 인상에 남는 건 강풀과 김조광수였다. 강풀이 연재했던 만화를 꼬박꼬박 챙겨 보면서 강풀에 대해 들은 얘기가 있었다. 받아주는 출판사가 한 군데도 없어서 포털에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다가 떴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책에서 그의 말을 빌리자면 2000년 무렵에 자기의 이력서를 못받은 편집장은 없었다고 하고 만화가가 되고 나서 나중에 편집장과 출판사 사장을 만났을 때 그 이력서 이야기를 하더라고 한다. 되고 싶은 만화가가 되기 위해, 그 길을 뚫기 위해 얼마나 열심을 다했는지 정말 대단하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어떤 열심을 내었던가.

 

또 한 사람 김조광수. 청년필름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서 검색해보니 내가 봤던 의뢰인을 제작한 영화사였다. 영화는 봐도 배우나 감독에는 관심을 갖지 않아서 김조광수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가 감독인지도 몰랐고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는데 책을 통해 동성애자 감독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그의 우울했던 학창시절을 나는 이해할 것 같다. 동성애는 치유의 대상이 아니라고, 병도 아니고 정신병도 아니니 이성애자들이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청춘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고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로 나는 청년유니온 대표로 있는 김영경의 청춘, 잘 지내나요?를 꼽고 싶다. 어디선가 대기업, 공무원, 공기업 등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비율이 8%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모든 청춘들이 영어며, 전공이며 스펙관리에 매달려 최선을 다해 달려간다고 해도 8%의 소수만이 괜찮은 직장에 들어갈 뿐 대다수 92%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길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92% 대부분의 청춘들이 가야 하는 길이 조금 더 밝고 행복한 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이 챕터를 보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나를 포함, 모든 사람들이 생각없이 떠밀려 살고 있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살기를, 깨어 있기를 다짐해 본다. 별이또한 늘 생각하며 깨어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