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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특강

little tree 2012. 9. 21. 11:14

 

주말 스케줄 때문에 등록하지 않은 교회 예배에 한달 이상 나가고 있다. 앞으로 어찌될 지는 모르지만 등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 교회에서 시작되는 가을학기 신앙강좌 중 하나인 문화특강을 듣고 싶어서 지원을 했다. 소속을 묻는데 소속도 없이 달랑 이름과 전화번호만 내미는게 편치는 않았지만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교회에서 하는 신앙강좌가 대충 비슷비슷하고 딱히 재미도 없어서 날나리 교인인 나같은 사람이 지원할 리도 없을텐데 기독교 문화특강: 그리스도인의 영화읽기라는 제목의 이 강좌는 신앙강좌라기보다는 제목 그대로 문화특강이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다. 신앙적이기보다는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특강일 것 같아서.

 

며칠 전 화요일 오후에 개강이었는데 첫 시간이라 영화를 보지 않고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강좌를 개설한 이유를 강의하는 분께 들었고 강의 목표와 앞으로의 일정, 그러니까 앞으로 보게 될 영화 제목을 뽑아놓은 페이퍼를 받았다. 그리고 총 열 번의 강의 중 보게 될 여덟 편의 영화에 대해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그 면면을 보자면 핀란드 영화, 다큐 음악영화, 존엄사를 다루는 독립영화, 깐느 수상작인 알제리 실화, 허리우드 영화인 수단 선교실화, 스웨덴 흑백영화, 무산일기라는 탈북자를 소재로 한 우리 영화 등등... 설명을 듣고 나니 얼굴에 철판깔고 이 강좌를 신청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비용은 필름포럼이라는 영화관에서 보게 되므로 영화관람비 8천원과 영화를 보고 나서 의견나눌 시간에 마시게 될 커피값 뿐이다. 주말에도 쉬지 못하는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되어줄 것 같다. 또 여러가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

 

강사의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함께 참여하는 14명의 자기 소개 시간이 이어졌다. 대체로 교회안의 딱딱한 신앙강좌가 아닌 교회 밖으로 나가서 친구와 바람쐬는 거에 촛점을 맞추고 참석하는 분위기였고 나이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나보다는 좀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보다 어린 사람은 둘이나 셋쯤 되려나? 소속도 없으면서 친구도, 아는 사람도 하나 없는 나만 개밥의 도토리 꼴.. 하하.

 

그래도 좋다. 기대가 된다. 매주 화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빼먹지 않고 시간을 낼 수만 있으면 좋겠다. 특별히 바쁜 일이 화요일 오후에는 없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