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준비해야 할 것들
그동안 세 권 산 와인책 중에서 두 권을 읽고 책을 읽기 이전에 와인을 먹었던 것과는 다른 마음과 기대를 가지고 어제 밤늦은 시간에 와인을 마셨다. 이 와인은 내가 마트에서 세일을 해서 산 저렴이 칠레산 와인. 이전에 먹었던 와인들은 선물을 받았던 것들이라 (이제와서 검색해보니) 꽤 괜찮은 와인이었더만 아무것도 모르고 맥주 마시듯, 소주 마시듯 마셨다는 게 좀 아깝다. 그러게 아는만큼 보인다고.. -.-;;
집에 있는 와인 오프너는 T자형 싸구려 오프너라 별이 아빠가 얼굴이 벌겋게 되도록 고생을 하며 땄다. 와인에 대해서 공부하고 와인을 먹으려면 아무래도 제대로 된 오프너와 진공마개, 와인잔부터 준비해야 될 것 같다. 와인잔은 네 개만.
책을 통해 알게 된 얕은 지식은 와인의 라벨을 보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내가 산 것은 칠레산이었으므로. 책에 나오는 와인들이 내 손에 쥐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냥 와인을 배우려는 거니 이것 저것 내 수준에 맞는 것을 맛보는 것으로 만족할 거고 배우다가 기회가 되면 좋은 와인을 맛볼 기회도 생기겠지. 괜찮은 듯한 동호회에 가입은 했으니 앞으로 오프에 나간다면 여러가지 종류를 시음해 볼 기회는 많은 것 같은데 용기를 내어 나가는게 가능할까... 싶다. -.-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부드럽다고 해서 메를로 품종의 와인을 샀는데 별이아빠는 괴로워했다. 달코므리한 와인을 기대했다는데 사실 전에 먹어본 와인들도 달코므리한 건 없었다. 그래서 별이아빠는 한 모금씩만 먹고 나머지는 내가 다 먹었던 것이긴 하지만. 성찬식에서 엄지손톱만큼 먹게 되는 포도주만 생각했던 별이아빠 잘못이지. 다음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하나 사고 별이아빠한테 와인값을 받아내야겠다. ㅎ
별이가 안먹겠대서 둘이 먹었는데 양이 좀 많았다. 셋이 먹기에 딱 좋을 것 같으니 다음부터는 싫다 하는 별이도 꼭 끼워넣어야겠다. 알아두면 언젠가 도움이 될테니. 주변에 와인 좋아하는 친구 있나 찾아봐야겠다. 그래서 만날 때마다 와인으로 한다면 친구에게도 배울 수 있고 괜찮을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