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그리웠던 북한산

little tree 2012. 10. 1. 22:28


오늘부터 시작된 내 황금같은 3일 연휴 그 첫날 첫 스케줄은 그동안 목말랐던 등산이었다. 늦잠자고 일어나자마자 씻고 나선 북한산행. 찰떡 한조각과 물 한병을 힙색에 넣고 한꺼풀 입은 얇은 옷이 춥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하며 지난 6월엔가 사놓고 한번도 신어주지 못한 등산화를 신고 나섰다.

햇살은 더할 수 없이 화창하고 추석 뒷날 이르지 않은 시간이라 등산객은 넘쳐났다. 10시 30분에 탐방소를 출발, 늘 다니는 진달래능선을 따라 올랐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떠들며 가는 사람들 사이에 홀로 오르자니 계속 사람들을 제치고 앞서게 된다. 적당히 덥고 적당히 목마르다. 아직 단풍 기미는 없지만 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내려오겠지.

중간에 한 번 서서 물마시고 내쳐 올라가 대동문에 도착하니 내 앉을 한 자리도 없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그래도 편편한 돌 하나 차지하고 앉아 싸가지고 간 찰떡 한조각을 먹는다. 먹으며 둘러보니 추석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나눠 먹는 사람들이 많다. 추석에 잔뜩 먹고 몸에 미안해서 산에 오른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도 전에는 그랬으니까..
 


먹고나서 하산을 할까 좀 길게 가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저녁약속도 있고 3일날도 또 등산할테니 그냥 내려가자 결정하고 내려왔다.

내가 그리워하던 산은 거기 그대로 그 자리에서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것 같았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니 산내음이 반갑다. 산 밑에 살면서 맡는 산내음은 산에 들어가서 맡는 산내음과는 또 다르다. 자주 산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쩌면 그리운 사람처럼 자주 못만나기 때문에 만나면 더 반가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