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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2편

little tree 2012. 10. 11. 14:27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2편 세계의 와인

 

            이원복 글, 그림/김영사

 

비교적 재밌게 읽힌 1편에 비해 세계 여러나라 와인의 역사와 재배지역, 품종, 등급제도 등이 복잡한 2편은 읽기에 힘이 좀 들었다.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닌 와인이지만 눈부신 성장은 최근에 와서였고 특히 신대륙의 와인은 1990년 이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는데 품질면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와인에도 꿀림이 없고 코스트 퍼포먼스(배운 단어이니 사용해야지. 가격대비 품질)는 월등히 뛰어나다고 한다.

 

늦게 출발한 신대륙 와인산업이 짧은 시간에 놀라운 발전을 이룬 것은 유럽의 품종을 들여다가 재배하고 글로벌 경제 동향에 따라 유럽의 기술력과 자본력이 투자된 까닭인데 세계 와인시장의 스탠다드는 그래도 역시 프랑스 와인이라고 한다. 재밌는 건, 와인에 대해 까다로운 입맛과 취향을 가진 나라, 유명한 와인 평론가를 배출한 나라는 영국, 미국 등 와인을 생산하지 않고 수입, 소비만 하는 나라라는 것이다.(지금은 미국 와인도 막강해졌지만)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 사람들은 자기 지역의 와인만 소비하므로 다른 와인과 비교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 그렇게 보면 우리나라도 와인에 관해서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나라도 기후상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이지만 (영동 쪽에 와이너리가 있기는 한 모양인데) 절대적 수입국가이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1990년대 이후는 구대륙, 신대륙 할 것 없이 좋은 품질의 와인이 쏟아져 나온 시기라 한국인은 처음부터 수준이 높아진 와인을 접했고 게다가 마진이 적은 값싼 와인은 수입하지도 않아 처음부터 고급와인에 길들여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마트에 가서 와인을 고르면서 '저거, 싼데 괜찮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 수입상이 이미 다 걸러서 수입한 것이므로. 유럽이나 미국 일반 가정에서 마시는 와인의 가격은 5~15달러 수준이고 20달러가 넘으면 고급와인으로 취급을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와인에 관해서도 과소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와인에 대해 배우자고 3권의 와인 책을 잇달아 있으면서 스트레스도 좀 받았다. 수많은 품종, 포도재배지역, 나라마다 다른 품질등급제.. -.-;;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10만 종에 가까운 와인과 수십 년 빈티지를 따지다 보면 수백만 가지나 되는 와인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그저 내 주머니 경제가 허락하는 가격의 와인을 종류별로 접해보면서 맛과 향의 차이를 느껴보고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걸 알았다. 루이뷔똥이나 프라다, 구찌와 같이 고급와인도 네임밸류, 브랜드, 역사, 문화의 값이다. 수십, 수백, 수천 배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처럼 맛과 품질도 그러냐 하면 절대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니까.

 

와인을 배워서 써먹어볼까 했더니만 내 나이가 써먹어볼 나이는 지났다고 한다. -.-;; 어쨌거나 한동안 와인 생각에 빠져 살았고 와인관련 소품도 몇 가지 장만했고 처음처럼 와인값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책장 속에 사다 둔 와인도 몇 병 있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