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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움을 위하여

 

 

 

 

 

그리움을 위하여

 

          박완서 소설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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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박완서 소설집이라고 했다. 노년의 삶이 어떤 모습일까 엿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난 이분의 글을 읽을 때마다 소설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힘든데 그 이유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전적 소설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전에 이분이 평범한 가정 주부로 살다가 불혹의 나이에 등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나도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내게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때가 내 나이 사십즈음이었을까. 이분이 얼마나 많은 글을 썼는지는 잘 모르나 내가 읽은 글도 꽤 많을 것인데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았다. 내가 상상했던 바와는 다르게 이분은 내공과 여유가 있는 분이었다. 무엇보다 배움과 살아온 삶에서. 감히 내 사십즈음에 이분을 보고 희망을 가질 일이 아니었지.

 

중년이 되고 보니 청년 때에 중년을 바라보는 느낌과는 다르게 노년이 코앞이라는 사실에 놀랄 때가 많다. 그래서 내 노년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하고 싶어 집어 든 책인데 내게 깊은 좌절감을 맛보게 해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경험한 대로 생각하고 살아가기 마련. 이분은 나와는 시대가 완전히 다른, 우리 아빠보다도 네 살이 위인 분이라 그분이 살아온 삶, 누리는 경제적 여유는 나와 다른 것이었다. 중산층의 노후, 경제적 염려 없는, 아니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경우의 노후를 엿보게 되었다. 읽으면서 내 심사가 꼬이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아마 내가 가난해서일거다. 나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중산층의 노년과는 조금 다른 노년을 살게 될 것 같다는 예감에 따른 좌절감. 이분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바 아니고 못알아들은 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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