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저/전은경 역
들녘 출판
영화를 보고나서 원작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영화추천 글에 동식이가 "500여 페이지 즐거운 책~~"이라고 댓글을 달아 페이지의 압박에 불구하고 이북으로 구입했다. 즐거운 책이라잖아. 영화도 좋았는데! 이러면서..
원작과 영화는 다른 부분이 꽤 있었지만 영화는 영화대로 책은 책대로 좋았다. 영화는 아름다운 풍광이 있었고 책에는 더 많은 아마데우의 글과 아마데우와 그레고리우스 두 사람의 인생이 있었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면을 보이며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두 인생. 소설이지만 철학서 같기도 한 책. 이미지를 가져오느라 이북 구입처에 갔더니 문학과지성사에서도 이 책이 나와 있는데 시인이 번역을 했다. 그 번역본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안정적인 사람이 되려면 스스로 행복해야 했다.
무엇인가와 작별을 할 수 있으려면 내적인 거리두기가 선행되어야 했다.
"귀머거리 흉내는 사람들이 떨어대는 수다를 막기에 아주 그만이지."
그는 이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 즉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이 독서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금방 알 수 있으며, 사람 사이에 이보다 더 큰 구별은 없다고 주장했다....
자기 삶과는 완전히 달랐고 자기와는 다른 논리를 지녔던 어떤 한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일까. 이게 가능할까. 자기 시간이 새어나가고 있다는 자각과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호기심은 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그는 외투 주머니에 손을 넣어 베른에 있는 집의 열쇠를 만져보았다. 심한 허기를 느끼듯 갑자기 그리스어나 헤브라이어를 읽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일었다. 알게 된 지 40년이 지난 후에도 동양적이고 동화 같은 우아함을 잃지 않은, 낯설고도 아름다운 철자를 보고 싶은 욕망. 이 글자들이 말하려는 바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혼란스러운 지난 엿새 동안 잃어버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픈 욕구.
'왜 좀 더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 글을 쓰지 않으면 사람은 결코 깨어 있다고 할 수 없어. 자기가 누구인지 알지 못해. 자기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는 더욱 알지 못하고.'
지독하게 깔끔한, 필요한 것 중에서도 정말 꼭 필요한 것들만 갖춰놓은 방
"그는 열 살 때, 양복점에서 맞춘 작은 프록코트를 입고 중등학교의 문지방을 넘어섰소. 이미 엄청난 양의 책을 섭렵한 상태였지. 우리 교사들 가운데 몇 명은 자기에게 보조를 맞출 수 있는지 시험하는 그를 어느 순간 알아챈 적도 있소. 아마데우는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에 앉아 있었소. 그 아인 기억력이 엄청나게 뛰어났지. 검은 눈은 옆에서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달관한 시선과 굉장한 집중력으로 두꺼운 책들을 한 줄씩, 한 쪽씩 모두 빨아들였소. 어떤 선생이 이렇게 말하더군. '아마데우가 책을 읽고 나면 그 책에는 더 이상 글씨가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아마데우는 책의 의미만 삼키는 게 아니라 잉크까지 먹는다니까요."
"한 사람 대 여러 사람의 목숨. 이런 식으로 계산할 수는 없지 않나요?"
왜 나에게는 프라두의 친구 조르지 오켈리와 같은 사람이 없었을까? 신의와 사랑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아이들에게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은 아버지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가!
"적대적인 건 아니었지만, 어색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찾고 있었어요. 다시 친구가 될 가능성을 서로에게서 찾고 있었던 거예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로 표현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우리가 분노를 인식했을 때 그 독에 빠지지 않으며 분노가 우리에게 득이 되도록 하려면 우리 자신을 어떻게 교육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이다.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이 묻고 노벨 경제학자가 답하다 (0) | 2014.08.22 |
---|---|
뇌 (0) | 2014.08.07 |
책인시공 (0) | 2014.07.18 |
부모님 살아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 (0) | 2014.07.15 |
월든 (0) | 2014.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