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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특별한 외식


특별한 곳에 가서 특별한 걸 먹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인생에서 첫 월급을 받고 기념으로 셋이 식사를 해서 특별한 외식이다.

지난번에 영우를 만나 첫월급 기념으로 밥을 샀는데 그때 영우가 그랬다. 엄마에게, 별이에게, 별이아빠에게 선물도 하라고. 거기까지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어쨌든 그런 의미로 오늘 외식을 하자고 했더니 매번 귀찮다고, 먹고 싶은게 없다고 거절하던 별이가 메뉴까지 정했다. 장어로.

비오는 수락산 밑 청학리 가는 길에 있는 장어집에 갔다. 예전에 가건물 같은 데서 구워주던 장어가 참 맛있었는데 멋지구리 새로 짓고 난 다음에는 딱히 그곳이 더 맛있다 하는 느낌이 없다. 그래서 조금 아쉬워.

별이 아빠는 운전 때문에 못하고 소주 한 병 시켜서 내가 두 잔 나머지는 별이가 먹었다. 한 병 더 필요할 거 같으면 더 시켜서 또 내가 두 잔 먹고 나머지 먹게 하려고 맘먹었는데 그냥 그 정도에서 끝냈다. 그래, 잘 생각했어. 술도 음식이니 적당히 먹어야지.

가는 비가 오락가락해서 수락산 자락은 깨끗하고 신선했다. 식당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덕분에 모기도 없는듯. 이런 날 여유있으면 산책도 하고 드라이브도 하면 좋겠으나 일찍 들어와서 쉬어야 하므로 저녁만 먹고 집으로 들어왔다.

첫직장, 첫월급을 탈 때는 모두 엄마한테 가져다주고 용돈을 타서 썼으니 뭘 선물한 기억도 없고 선물했을 것 같지도 않다. 이제 제2인생, 새로운 직종, 직장에서 받은 첫 월급을 이리저리 커피도 쏘고 밥도 사본다. 이번 주중에는 사인사색도, 충무로모임도 저녁을 사야지. 제3인생에는 소박한 밥상을 친구들에게 늘 대접할 수 있게 되기를... 그 준비를 해야 하는 제2인생기. 건강하게 계획대로 잘 흘러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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