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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세의 뒷골목 풍경

 

 

중세의 뒷골목 풍경

 

    양태자 / 이랑

    강북문화정보도서관

 

우연찮게 유튜브를 통해 某교회의 수요예배 설교 끝부분을 보게 되었다. 성경역사에 관한 이야기였고 시리즈로 이어지던 중 6회 쯤을 보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가슴이 뛰는, 배우는 기쁨이랄까.

예배를, 설교를 그런 맘으로 드리거나 들어도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지막 부분, 일부를 들으면서 처음부터 정주행할 것을 결심했고 정주행을 했다. 올 한해 내내 수요일마다 시리즈로 진도를 나갈거라고 한다. 일주일에 한시간 흥미있게 공부할 꺼리가 생겼다.

 

학교다닐 때 성적으로 속썩이는 학생은 아니었으나 배움의 기쁨을 알거나 누리지는 못했던 것 같고 제대로 확실하게 내것으로 쌓지는 못했다. 예를 들자면 세계사, 역사 열심히 외웠지만 그 외운 부분이 세계사라는 큰 나무의 어느 가지인지 감을 잡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할까.

 

성경 속의 세계사, 세계사 안에서의 성경 역사, 성경이 기록된 시기와 상황 등 개관을 들으면서 성경에 대한 관심 외에도 세계사에 대해 좀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온라인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가 중세의 뒷골목 풍경이라는 책제목을 보고 어렵지 않을거 같고 중세 풍경의 단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빌렸다. 

예상대로였고 중세 뒷골목, 그러니까 가진거 없고 권력없는 밑바닥 인생의 삶의 단편들을 만났다. 책을 끝까지 읽으며 느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 인간의 본성, 욕망이 타락 이후로 한결같아서일까. 

 

중세의 뒷골목 인생 / 뒷골목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뒷골목의 종교 / 뒷골목의 정치

 

뒷골목의 종교와 정치를 읽을 때는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들어봤음직한 단어들이 나오고 아슴프레 떠오르기도 했으나 뒷골목 인생과 그들의 생에 대해서는 별로 들은 바 없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그중 거지와 사형집행인에 대해서만 적어본다.

 

거지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거지들이 손님처럼 대접받았다고 한다. 반면 중세유럽에서는 빈부격차가 심해 거리에는 거지가 넘쳐나 골칫거리가 되었고. 거지들은 더 비참하게 보이기 위해 갓난아이를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비누거품을 입에 물고 간질환자로 꾸미기도 했단다. 1700년경 베를린은 11만 인구중 거지가 1만 7천여명이었다 하고 쾰른은 인구가 4만 중 거지가 1만이 되었다 하니 엄청난 숫자였다.

 

일부 도시의 거지는 그들만의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고 동료들이 죽으면 촛불을 켜주고 미사를 올리며 결속을 다지는 등, 수와 세를 불리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시당국은 거지들에게 거지증서를 부여하기도 했다.

 

거지들이 성가신 존재로 취급을 받으면서도 심하게 천대받지 않은 이유는 부자들이 거지덕에 자선을 베풀고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중세유럽은 기독교가 사회를 지배하던 때였고 가진자가 없는 자에게 자선하는 것을 사회적 의무처럼 받아들였단다. 그렇기 때문에 거지들은 당당하게 구걸할 수 있었다. "신이 갚아줄 것이다" 라는 인사로 보답하며.

 

"당시 시민들에게 최고의 행운은 새해 첫날 이른아침에 거지를 맞닥뜨리는 것이다. 새로 태어난 개를 끌고 길을 가던 사람이 처음 만난 거지에게 개 이름을 지어달라고 청하는 일도 빈번했다." 이 대목을 보면 그 시대의 거지는 사람으로 대우받은 것 같다. 지금의 거지는 사람으로 대우받는걸까? 거지가 아닌 노숙자조차도 받는 거 없이 멸시만 당하는 건 아닌가.

 

중세 뒷골목의 천민, 사형집행인

 

일반인과 결혼할 수도 없고 교회나 식당에서도 사형집행인의 자리와 식기가 따로 구분되어 있을 정도로 차별받았으며 단칼에 목을 치지 못하면 돌에 맞아 죽기도 하는 사형집행인. 사형집행 뿐아니라 살인자를 생매장하는 일, 거리의 똥을 치우는 일, 떠돌이 개를 잡거나 나병환자를 시 밖으로 쫓아내는 일 등 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더럽고 어려운 잡일은 그들의 몫이었다.

 

푸대접과 천대를 받으며 살았던 사형집행인의 특권아닌 특권은 그런 궂은 일들을 하며 거두는 수입이 짭짤했다는 것. 사형을 집행하며 시체를 만지며 알게 된 해부학적 지식으로 의료행위도 했고 약초를 잘 알아 연고도 만들고 사형수의 피, 피부, 뼈 등으로 약을 만들었다고.

 

비참한 처우를 받으며 사는 이들에게 경제적 여유는 그나마 위로가 되었을 것 같다. 우리 시대에 비참한 처우를 받는 이들이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비참한 대우를 받고 있는거에 비하면 중세 뒷골목의 삶이 적어도 배고프고 추운 염려가 없었으니 지금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중세에는 잔인하게 사람을 고문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사람을 죽였으며 공개처형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그 광경을 즐겼다 한다. 

요즘 사회면을 보면서 알게 되는 사람들의 잔인함, 몰인정, 악함이 그때도 마찬가지였다니 사람의 본성은 다를 것이 없다. 뒷골목 인생이나 성직자나 정치인이나. 예나 지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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