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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일기

110428 - 답

2011. 4. 28 목 맑음

혼란스러운 일이 생겼다. 한쪽의 주장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판단할 일이 있으면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판단을 유보하고 만다. 세월이 흐르다보면 한 눈에 바로 알 수는 없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세월이 어느 정도 말을 해준다. 그러나 이렇게 세월이 흐르도록 둘 수 있는 상황은 나와 관계가 없거나 먼 이야기일 것이고 내 영역의 일이라면 또 그렇지 못할 것이다.

한쪽에서 뿌리는 유인물만 읽어보았을 뿐 나는 그 반대편의 입장을 설명받지 못했다. 홈피의 게시판에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아무런 글도 없다. 이럴수가. 완벽한 통제... 하긴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더 혼란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그걸 보는 상황에서는 흥분하여 오히려 판단을 그르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답을 어디에서 얻어야 할까.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행동하는 거라 나도 배운 것만큼, 이전에 경험한 만큼만 생각하게 된다. 양쪽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사태가 나빠지는 건 아닌가 염려가 된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고 과거의 다른 예를 볼 때도 나빠지기 십상이라는 건 불보듯 뻔하다.

두 진영의 골은 아마도 이미 깊을대로 깊어진 상태일 것이다. 다만 이제야 현상으로 나타났을 뿐. 다시 화해할 수 있을까. 진심으로?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이유는 내가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직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조금씩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이 상황에서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냉정을 유지하는 것도 다 아직도 내가 주인이라 느껴지지 않아서겠지.

지난 주일에 뮤지컬을 하나 볼까 하다가 시간이 촉박해서 포기했는데 그걸 볼 걸 그랬나보다. 지금 내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도 모를텐데. 아니면 그 책을 읽어볼까? 해답이 있을까? 갑자기 내가 부초가 된 느낌이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느낌... 바란다면 부디 양 진영이 화해하기를, 부끄러운 일, 마음아플 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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