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장편소설/이상해 옮김/문학동네
매일 들르는 사랑방 커뮤니티에서 몇 달 전에 벼룩시장을 했다. 회원이 50여명 밖에 안되는 모임에서 벼룩시장을 하다니! 그래도 적잖은 책들이 매매되는 걸 보고 조금 놀랐다. 이 책은 그 벼룩시장에서 산 것이고 이 책을 내놓은 이는 도입부를 읽으면서 별로여서 다 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선입견과 또 작년 생일에 원성이가 준 흐르는 강물처럼의 작가가 쓴 책이라는 또다른 선입견도 함께 가지고 읽은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가 젊은 시절 겪은 정신병원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 지친 주인공 베로니카가 수면제를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녀는 죽지 못하고 살아났고 깨어난 곳은 정신병원. 깨어나서 처음으로 들은 얘기는 수면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인해 일주일 후면 다시 죽는다는 진단. 스스로 선택한 죽음에서는 뜻을 이루지 못했고 선택하지 않은 죽음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 있다. 그 일주일동안 병원 안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광기, 그리고 이미 늦었지만 다시 살고자 하는 그녀의 욕망,
그녀를 바라보는 각자의 사연을 갖고 들어온 정신병원의 입원 환자들. 또 한 사람, 정신병의 완전한 치료법을 개발해내기 위한 연구에 매진하는 이고르 박사. 이고르 박사가 연구를 위해 베로니카에게 죽을 거라는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말을 믿은 베로니카는 자신이 선택한 죽음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죽음 앞에서 삶의 열정을 되찾는다.
베로니카의 변화하는 과정을 보고 정신병원에 숨어서 현실을 도피하던 사람 몇몇이 삶의 열정을 갖게 되고 병원문을 나선다. 세상을 향해. 제드카, 마리아, 그리고 베로니카가 사랑한 에뒤아르, 그리고 베로니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삶을 사는 베로니카를 보면서 안타까웠는데 책의 뒷부분에 와서야 이고르 박사가 자신의 연구를 위해 베로니카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했다.
정말 살아있음이 축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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