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린일기

100511 - 이른귀가

2010. 5. 11 화

오랜만에, 모처럼 이른귀가를 했다. 그래봐야 7시 30분 정도??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 마당에 널어놓은 빨래를 개고 보니 달리 할 일도 없고. 뭘 할까, 운동을 나갈까 고민을 하다가 하루종일 딜다보던 컴퓨터를 또 켠다. 재미없다. 티비를 켠다. 더 재미없다. 홈쇼핑에서는 콜링에서 나오는 등산복 세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아, 저게 내가 산 것보다 훨씬 낫네. -.- 다른 채널에서는 책도 판매한다. 순금세트도 판매하고, 보험도 판매하고... 가끔 보면 화장품, 여자 속옷세트, 옷도 팔더만. 드라마를 보지 않으려니 볼 것이 없어 홈쇼핑 조금 보다가 티비를 끄고 성석제의 소설책을 집어 들었다.

요즘은 날씨가 왜 이래. 어느날은 덥고 어느날은 춥고... 좀 스산한 느낌이 들어서 침대위에 전기요를 켜놓고 앉아 책을 읽으니 아, 잠이 살살 온다. 10시경 별이아빠 들어올 즈음에는 이미 온 몸이 만사가 귀찮은 상태. 들어오는거 빼꼼 내다보고 다시 침대위에 앉아 있는데 주방쪽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 "같이좀 먹을래?" 묻는 말에 "배는 고픈데 안먹을래." 대답하고 책을 덮고 자리에 누웠다.

마음 속으로는 모처럼 일찍 온 날 저녁좀 챙겨주면 좋을텐데 생각이 드는데도 몸은 귀찮고 정신은 잠으로 빠져든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녁챙겨먹은 그릇들을 모두 설겆이 해 놓았다. 물어보니 별이놈은 11시 경에 들어왔다고 하고. 그럼 나는 10시 반 즈음에 잠이 들었나보다.

별이 아빠 헬스 시작한 것이 백 번 잘한 일 같다. 살도 많이 빠졌고 음식조절도 스스로 하고 야근하느라고, 때로는 친구만나느라고 바쁜 나를 기다리지도 않으니. 지난 일요일이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알고 지나가는지 모르고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어제는 저녁에 별이아빠를 만나면 알고는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깜빡 잊고 못물어봤다.

결혼생활 만 23년. 결혼하고도 그만두지 않은 일, 그 시절이 호시절이라 많이 바빠서 늘 피곤했고 시어머니 함께 살아 알콩달콩 재밌게 살지는 못했지만 큰 다툼도 실망도 없이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 오누이같이 친구같이 별탈없이 살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또 그렇게 세월은 흘러갈 것이다. 젊었을 때는 깊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이해, 그것이 앞으로 함께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겠지. 혹 어려움이 생긴다 하더라도..

 

 

' 열린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520 - 연휴계획 카드값  (0) 2010.05.20
100517 - 영훈OB  (0) 2010.05.17
100510  (0) 2010.05.10
100430 - 마음  (0) 2010.04.30
100428 - 이유  (0) 201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