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리 약속해두었던 사인사색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작년에 보고 못보지 않았냐는 말에 목요일만 빼고 하루 잡으라고 했더니 수요일인 어제로 날을 잡아서 통보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약속 전날인 화요일 오후에 다#안님이 한국에 들어왔다고 이장네에 급벙개가 올라왔다. 알고 지낸 후 처음으로 2년 전에 한국에 왔을 때 만날 기회가 있었던 것을 그때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만나지 못했던 터라 이번에는 꼭 만나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선약. 모임 장소와 참석여부를 물어보는 이장의 전화에 조금 늦게 가겠노라고 얘기를 해놨다.
사인사색은 다행히 6시에 만나기 때문에 일찌감치 퇴근, 혜화역 최근에 열심히 드나드는 고깃집에 가서 애들을 만났다. 다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것 같고 미연이는 감기가 심해서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는데 미안하지만 1시간만 있다가 가겠다고 하면서 급하게 잡힌 약속에 대해 자초지종 얘기를 하고 양해를 구했다. 예상했던대로 "언니, 가지마!!!" 소리가 나오고.. -.-;;
꼭 7시에 나와서 전철을 타고 회현역에 내려 이장네 약속장소에 갔더니 처음 만났으나 마치 얼마 전에 만나고 또 만나는 친구 같은 느낌의 다미#님과 이장, 신#부, 밀#, #주르, 오랜만에 녹#까지.. 중간에 밀#는 떠나고 1차 끝날 무렵에 .#.이 도착했다. 이장이 특별히 신경써서 정한 메뉴였는데 다#안님이 전날 먹은 음식에 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상황이라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쉽게도.. 쩜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다들 열심히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
2차는 길 건너 카페에 갔는데 들어가보니 뭔가 분위기 수상한 곳이었다. 커피, 차 종류가 안된대서 맥주세트를 시키고 다#안님을 위해 편의점에 가서 따뜻한 음료를 사다 주었다. 세트에 포함된 맥주 5병 외에 소주 1병을 추가해서 소맥으로... 더이상 시키지 않았으니 인원에 비해 많이 먹지는 않았다. 10시 반쯤 지났을까? 대중교통을 이용해 돌아가자고 일어나서 다같이 4호선 전철을 타고 충무로에서 일산파는 내리고 강북파와 다#안님은 계속 4호선으로... 술 권하지 않고 각자가 알아서 먹을만큼만 먹고, 술먹는 것보다 대화가 더 중요한 모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귀가하기까지.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진다.
다#안님이 한국에 오게 된 이유, 이민생활, 이민사회, 남미좌파에 대해, 또 그쪽의 멋진 곳에 대해 이야기했다. 엄지손꼽아 추천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 물었더니 이과수폭포라고. 나이아가라폭포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 그리고 지난번에 다녀온 여행지에 대해, 앞으로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괜히 우리도 들뜨고 가보고 싶은 마음... 왕복 비행기값이 얼마나 드는가를 묻고 이장이 나를 쳐다보며 잉카계를 결성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다들 찬성하고 일부는 당장 선발대로 올해에 가겠다고 한다. 남아공 친구가 왔을 때도, 아니 그 전에도 늘 만나면 여행 얘기를 하면서 여행계를 하자는 얘기가 왕왕 나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뭔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럴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막막한 느낌이랄까, 어떻게 모아서 시간을 맞춰서 갈 수 있으려나 싶다. 그래도 하다보면 뭔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일단 시작을 해야 희망이 눈에 보일 수 있겠지. 이장은, 내가 그 부분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바쁘기도 하고 본인이 나서는 것보다 내가 나서는게 낫다고 생각하겠지. 해외여행 한 번 안해본 내가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계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가 없지만 생각해봐야겠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진행이 잘 된다면 내가 해외여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게다가 좋은 친구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