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이즐
미국 영화 / 조쉬 분 감독 / 쉐일린 우들리, 안셀 엘고트 외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함께 볼만한 영화...이나 우리집 같은 보통의 집이라면 한 씬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
호흡기 줄을 늘 착용하고 산소통을 캐리어처럼 끌고 다니는 헤이즐. 같은 책만 읽고 집에만 있는 덕에 우울증까지 있다. 의사와 부모의 강압에 못이겨 암환자 모임에 나가다가 거기에서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어거스터스를 만난다. 서로 좋아하는 책을 추천하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가까워지는데 헤이즐이 좋아하는 책은 여러 번 거듭해서 읽은 네덜란드 작가의 책. 어거스터스는 헤이즐이 너무나 좋아하는 네덜란드의 작가를 만나게 해주기 위해 암스테르담 여행을 추진한다. 엄마와 헤이즐과 어거스터스 셋이 떠난 여행에서 작가와의 만남은 실망하지만 좋은 시간 행복한 여행을 보낸다. 그리고 돌아온 후 예상과는 달리 어거스터스가 암이 퍼져 심해진다. 죽기 전에 헤이즐, 이삭, 어거스터스 셋이 어거스터스의 장례식을 치르며 정작 어거스터스 자신이 장례식에서는 들을 수 없는 추모사를 들려준다. 그리고.. 새벽녘 아래층에서 울리는 전화벨소리. 어거스터스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 부모님의 통화소리를 들으며 우는 헤이즐.
이 영화, 젊은 사람들은 17,8세 자기들 또래의 가슴저린 사랑이야기로 보겠지만 나는 자식의 고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그리고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과 이제는 남의일 같지 않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영화로 보았다. 슬프지만 예쁜 영화.
영화를 보고
친구와 영화를 보고난 후 택시를 타고 남산 중턱, 아니 초입에 있는 식당에 갔다. 소고기비빔밥과 부추전, 소백산 막걸리를 시켰다. 친구는 비빔밥 한 그릇이 적을 것 같아서 약간 섭섭한 눈치였으나 잘 아는 나는 고집을 피우고 한 그릇만 시켰다. 비빔밥도 맛있고 바삭바삭 튀김같은 부추전도 맛있고 소백산 막걸리 맛은 기가 막혔다. 내 예상대로 배가 불러 죽겠다는 노래를 부르며 하산. 먼저 영화보고 점심까지 풀로 쏴준 친구, 이번에는 내가 풀로 쏘려고 했는데 점심을 또 얻어 먹었다.
남산 산책도 괜찮고 광화문 시복미사 이후의 풍경 보는 것도 괜찮겠으나 다음날인 일요일 점심약속이 잡혔으니 피곤하지 않게 그냥 내려와 아이스크림집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도넛 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