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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상태글 에피소드

 

 

   

 

프로필에 적는 글을 상태글이라고 하지 아마. 상태글이라는 말이 딱 맞구나 생각이 든 것은 얼마전 정.순.이 남편의 카톡을 받고서였다.

 

가끔씩 어딘가에서 좋은 글귀를 만나거나 떠오르면 상태글로 바꾸기도 하지만 그때 뿐 대개 무신경하다. 내가 내 프로필을 볼 일이 별로 없을 뿐더러 대부분 컴 앞에 붙어 있을 때는 카톡도 PC버전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정.순.이의 남편에게서 온 카톡 소리가 잠을 깨웠다. 열어보니 "안녕하세요. 잘 지내세요? 메시지가 좀 심각해서 문안드립니다." 하는 내용이었다.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순간 뭐지? 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아!! 하는 깨달음이 왔다. 카톡 프로필을 보고 무슨 일이 있나 싶었던 것. 그때 내 상태글은 "나만 옳다고 여기는 순간 관계는 끝난다" 였다. 그 즈음에 읽은 심리학 분야 책의 목차 중 하나였는데 올해 유독 내 주변에서도 내가 속한 사회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이라 마음에 울림이 있어서 상태글로 올려놓았던 것인데... 아마 정.순.이 남편은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나 싶었던 모양이다. 하하..

 

카톡을 받고 한참 후에야 답톡을 보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얘기라고. 가정에 문제같은 것은 싹도 없고 요즘 우리 사회가, 주변 친구관계가 좀 그렇게 느껴졌다고. 그랬더니 바로 알았다고, 잘 지내시라고 카톡이 와서 끝냈다.

 

정.순.이는 정말 일년에 한 번 카톡을 할까말까 하는데 그래도 가끔씩 정.순.이 남편이 카톡을 해온다. 자상한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정.순.이도 그렇고 따뜻한 부부, 따뜻한 가정 같다. 가까이 있어서 가끔 보고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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