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없는 날은 빠지지 않고 둘레길을 나가고 혼자의 시간을 가지게 되어 다행인데 그럼에도 아쉬움은 많다.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책을 읽을 시간도 성경을 읽을 시간도 잡글을 끄적일 시간도 전혀 없다. 뉴스도 잡지도 인터넷 검색도 멀어지니 세상이 어찌돌아가는지도 모르겠고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도 되는가 싶은 생각에 조급하다.
충무로 시절엔 아까운 시간 낭비도 많이 했구나 싶다. 이렇게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보니 그때 좀더 읽을 걸, 좀더 쓸 걸, 뭔가 배울걸 하는 소용없는 후회가 든다.
일단 출근을 하면 퇴근할 때까지 정신없이 바쁘거나 덜 바빠도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대신 좋은 건 일이 쌓이지 않는다는 것. 야근을 할 것도 없고 밀린 일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그때그때 즉시로 처리해야 하니까. 아직 일이 서툴고 주사가 두려워서 퇴근 후에도 병원 생각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면 그때는 퇴근과 동시에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노후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봐야 하는데, 아니 급하기는 자동차보험 갱신을 해야 하고 별이아빠 스마트 폰도 개비해줘야 하는데...
주말 쉬지 못하고 이틀 연달아 쉬지도 못하고 긴 연휴가 나와 상관없어 아쉽기는 하지만 이틀 일하고 쉬고 삼일 일하고 쉬고 심지어 오늘 쉬고 내일 출근하고 모레 쉬는 샌드위치 휴일... 나름의 좋은 점도 있다. 피곤할만 하면 쉴 수 있으니.
앞으로도 시간이 넉넉해질 수는 없을 거다. 그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쪼개 쓰는 수밖에.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 버스 기다리는 시간, 친구 기다리는 시간 등 틈새시간을 알뜰하게 사용해야 될 듯. 그러나 현실은 그런 시간이 피곤해서 졸립다는 것. 책을 들어도 곧 졸고야 만다. ㅠㅠ
오늘은 별이아빠가 연차를 내어 같이 막내동생 면회를 다녀왔다. 혼자 버스타고 간다니까 멀고 힘들다고 연차를 내고 같이 가줘서 편하게 다녀왔다. 그래도 6시간이 걸리는 월간 행사.
1년 더 이렇게 다녀야 하고 1년을 갇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좀 답답하다. 의미있는 시간이 될거라는 확신이 때때로 흔들리기도 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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