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땀냄새가 날 지경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예정에는 영우와의 저녁약속이 있었으나 문상갈 일이 생겨 취소되고 예정에 없던 이장네 여자만의 조촐벙개에 나가게 되었다.
달랑 동네와 상호만 알려주는 쿨한 벙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상수역에 내려 지도를 보고 찾아간 곳은 젊은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분위기의 장소였다. 맥주값도 비싸고 안주값도 비싸고. 아방가드르-.-한 음악과 답답하지 않은 분위기보다 더 좋은 것은 맥주 맛이었다. 갈수록 맥주 입맛이 고급화되어 가는 듯.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술을 잘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맛있는 맥주를 전처럼 자주, 잘 먹는다면 살림 거덜나지 않을까. 하하..
맥주를 마시러 밤에, 혼자 나온 게 몇만년만인지 모른다는 잠시만은 어떤 주제의 대화를 나누기를 원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나눈 대화의 내용은 여자들이 만나면 흔히 나누는 가족간의 사랑과 미움에 관한 대화였다. 서로 공감했던 건, 인원이 많이 나오는 벙개도 좋고 조촐한 벙개도 좋지만 이렇게 여자만 셋인 벙개도 좋은 시간이라는 것. 서로 조금 더 깊이 알게 되고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는 시간.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이지만 어딘지 아날로그적 감각이 느껴지는 커뮤니티와 멤버들. 내가 말한대로 우리는 디지털을 수단으로 삼는 아날로그 커뮤니티라 하는게 더 맞을 거다.
벙개를 작당한 두 친구는 인원이 더 나오기를 기대했겠지만 인원이 적어서 더 좋은 만남이었던 벙개. 참으로 쿨한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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