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있는 막내와 막내가 살았던 사회를 잇는 역할을 하는 후배에게 어제 카톡이 왔다. 종이봉투 만드는 곳으로 출역을 나간다고. 처음부터 노역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나보다. 나도 시간이 지루해 나가는 노역보다는 책읽고 글쓰고 공부하는게 더 생산적이라 생각하고 공부할 거, 읽을 책 보내주기도 하면서 글을 많이 쓰라고 면회갈 때마다 채근을 했는데..
정치적인 영향을 받은 2심, 그래서 대법원 판결에도 전혀 기대가 없었고 형기를 꽉 채우고 나올거로 예상했다. 상황이 변할 때가 아니므로 억울해도 방법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희망도 가질만한 근거가 없었다.
쓸데없이 시간보내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역보다는 책읽고 글쓰고 공부하며 보내는게 유배생활에 더 어울리고 적당하지 아니한가. 유배중에 나온 보석같은 저서들을 많이 본 탓인가. 그깟 푼돈이 목적이 아닐테고 지루하다고 죽이는 시간도 생명의 일부일진데 값싸게 보내서야 되겠는가 싶어서.
잘 알아보고 시작했을거라 한다. 후배도 좀 알아봤고. 출역이 가석방의 필요조건은 아니나 수감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있다는 증거는 될 수 있다고. 그러니까 가석방을 기대한다는 얘기였다!
유배되어 있으면서 얼마나 바깥이 궁금할까. 요즘 같은 때는 더 궁금하겠지. 유배지로 들어오는 신문으로 보는 바 기대를 가질만도 했겠고. 꼼짝없이 다 채우고 나가게 될거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생활하다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으니 그쪽으로 초점을 맞춘 모양이다. 역시 내 동생!
아직은 어둡고 희망의 길은 길고 험난하겠지만 새벽은 올 거다. 그 새벽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아서 우리 착한 막내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