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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일요일 저녁의 부담감


투오프 둘째날이면서 일요일 저녁. 이 시간의 부담감이 있다. 해가 지면 우울해진다. 마치 겨울날 해질녘처럼.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고 출근하기 싫을만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일요일 저녁은, 특히 투오프 일요일 저녁은 다음날 출근할 일 때문에 우울해진다.

파도와 추기경, 또다른 친구랑 넷이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둘레길을 걸으러 나가야지 생각했는데 쓸데없이 인형에 꽂혀 검색하다가 해가 떨어지고야 말았다. 쓸데없는 욕망에 사로잡혀서 나를 돌아볼 시간을 놓친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인형을 손에 넣고야 말리.)

우울감이 들고 나서야 둘레길 걸으며 묵상이라도 하고 마음이라도 다스릴걸 후회했으나 때는 늦었다.

이제 출근 일년이 지났다. 일년이 지나면 그만두고 싶었다. 그만두고 더 나은 곳으로 옮기고 싶었다. 마침 그만둘 수 있는 핑계거리가 생겼고 그걸 빌미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결국 그만두지 못했다. ㅠ 이렇게 되는 걸 보니 앞으로도 그만두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자연스럽게 퇴직의사를 밝히고 물흐르듯 퇴직하는 건 틀린 것 같다.

엊그제, 결국 내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퇴근하면서 '그래. 이틀 쉬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일하자. 자연스럽게 그만둘 기회가 올 때까지.' 마음먹었다.

내 앞에 예정된 길이라면 아마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아직도 배워야 할 것도 많고 훈련받을 일이 많을테니 여기에서 이대로 머물지는 않겠지. 때가 되면 내 발걸음을 인도하시리.

지독하게 힘들었던 4월같은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여러가지 일이 함께 겹쳐 힘들었던 거니까.

정확하게 짚어보자면 모두 제 잇속 차리기 바쁘게 사는거다. 나도 마찬가지고. 그게 당연한거고 그렇다고 보면 여러가지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다 좋은걸 굳이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물론 내 마음은 늘 긍정적이다. 초긍정이라고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다.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하기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 나는 계속 이렇게 살 것이다. 초긍정마인드로.

그리고 내 길은 그가 인도하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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